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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거래 1만5천여곳 ‘훈풍’ 불듯
포스코, 1조대 중기지원 상생 강화 삼성전자가 중소기업에 지급하던 어음을 3일부터 완전히 없애고 전액 현금으로 대금을 결제하기로 했다고 3일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중소기업 거래액은 14조원 규모나 돼 중소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의 현금결제 선언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어음 폐지가 다른 대기업으로도 크게 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부터 12일, 27일 나눠 지급 ■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기업도 살찐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중소기업은 협성회(핵심협력사로 지정된 회사)에 속한 수백곳을 비롯해 모두 1만5천여곳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거래대금이 1천만원을 넘으면 일단 어음으로 결제한 뒤, 협성회 소속사는 40일, 다른 중소기업은 55일 후 각각 현금으로 지급해 왔다. 현금 지급은 이번 달 결제분부터 적용되며, 지급시기는 매월 12일, 27일에 일괄적으로 지급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처로 상당한 금액의 금융부담을 지게 됐으나, 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7조4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기업과의 거래에서는 어음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이번 조처가 품질관리와 생산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강한 기업은 성품을 갖춰야 한다 =중소기업 현금거래대금 전액결제를 처음 시작한 곳은 포스코다. 지난해 12월12일 이런 방침을 밝힌 포스코는 3일에도 이구택 회장의 지시에 따라 제품 판매와 구매, 외주협력, 인력개발 등 전 부문에 걸쳐 1조3천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수립해 시행한다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먼저 중소기업과의 거래 규모를 지난해 6조400억원에서 1조2300억원 늘어난 7조27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각종 거래조건 완화와 외상판매 확대 등으로 중소기업들에게 모두 1060억원의 금융지원 효과가 발생하도록 할 방침이다. “위대한 기업은 성품도 갖춰야” 포스코는 이런 조처들이 이구택 회장의 ‘위대한 기업론’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회장은 “위대한 기업은 ‘강한 기업’에 ‘성품’이 더해져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기업의 품성론을 주장하고 있다. 강한 기업은 △체격(세계 최고 수준의 규모) △체력(기술 리더십) △체질(글로벌 기업문화 확립)로 구성돼 있는데 여기에 ‘성품’에 해당하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윤리경영이 더져야만 위대한 기업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도 올해 시무식에서 “창립 60주년을 맞는 올해 1월부터 협력업체에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30일 이내’ 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협력업체 수는 700여개로, 이들은 연간 2000억원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부터 1000여곳에 이르는 모든 협력업체에 현금결제를 시작했다. 10여년 전부터 거래 협력업체에 전액 현금결제를 해주고 있는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해 10월부터는 중소기업우대 프로그램에 접수된 거래업체를 대상으로 납품 즉시 현금결제를 해주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납품 즉시 현금결제를 받는 업체는 200여개 정도로 전체 거래업체의 20% 정도”라며 “조기결제 금액은 연간 41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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