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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에스SQL’ 미국보다 3.6배 더 받아
윈도XP프로·포토샵8.0도 50% 비싸
“독립적 지위로 가격횡포 소비자 우롱”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 같은 미국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우리나라 컴퓨터 사용자들에게는 소프트웨어 값을 훨씬 비싸게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이하 프심위)는 지난해 12월 미국 소프트웨어 제품의 한국 및 미국 판매가격을 조사해 비교한 결과, 한국 판매가가 미국보다 최고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제품별로는 엠에스의 ‘에스큐엘 서버 2000 엔터프라이즈(25 사용자 기준)’이 미국에서는 4790달러(497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의 판매가는 1806만원으로 미국에서보다 3.6배 높았다. 엠에스 소프트웨어 가운데 개인용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엑스피 프로’는 54%, ‘윈도엑스피 홈에디션’은 36% 높고, 업무용통합소프트웨어 ‘오피스 2003 프로’, ‘비주얼 스튜디오 닷넷 프로 2003’, ‘윈도 서버 2000’ 등도 30~82%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도비의 그래픽 소프트웨어 ‘포토샵 8.0’과 피디에프 문서작성 프로그램 ‘애크로뱃 6.0 프로’도 미국에서는 각각 699달러, 399달러에 팔리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의 판매가는 114만원, 75만원으로 58%, 81%씩 높다. 오토데스크도 ‘3D 스튜디오 맥스 6.0’과 ‘오토캐드 2005’의 한국 판매가를 미국보다 각각 51%, 45% 높게 책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안철수연구소의 ‘브이3’ 등 국산 백신프로그램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만텍의 ‘노턴 안티바이러스 2004’는 조사대상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 판매가가 싼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40달러(4만1천원)를 받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3만9천원을 받고 있다. 프심위는 “한국에서의 판매가는 소프트웨어카탈로그 사이트, 미국은 야후 등의 홈쇼핑 사이트에 판매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했다”며 “두 나라의 소득수준 차이가 4배 가량 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시장독점 지위를 이용해 가격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컴퓨터 사용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의 횡포는 방치하면서 불법복제 사용자에게는 철퇴를 가해온 정부의 태도도 형평성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미국 소프트웨어업체들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가격 횡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엠에스의 경우, 2001년 정부의 강력한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단속으로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소프트웨어 가격 인상을 추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소비자단체 전문가는 “정부가 미국 소프트웨어업체들의 가격 횡포를 방조해 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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