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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8 17:04 수정 : 2005.03.08 17:04

‘안주면 찾아 쓰고, 막으면 뚫어 쓴다.’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업체와 이용자들의 숨바꼭질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업체들은 이용료를 가능한 한 많이 받아내기 위해 갖가지 제한 장치를 만들고, 이용자들은 이런 장치들을 피해 요금을 적게 무는 방법을 찾아내는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 핫메일 250메가바이트 따내기=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9월부터 미국과 유럽의 일부 나라 핫메일 이용자들에게 이메일 저장공간을 250메가바이트(MB)씩 무료로 주고 있다. 그 밖의 나라 이용자들에게는 2메가바이트만 준다. 엠에스는 “저장공간을 늘리는 대로 다른 나라 이용자들에게도 250메가바이트씩을 주겠다”고 밝혔다.

한국엠에스는 월 3천원 하는 모바일 메신저와 건당 35원씩 받는 이메일 알림 서비스에 가입하면 250메가바이트를 주고 있다. 가입하지 않으면 2메가바이트만 준다. 유료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이메일 저장 용량을 늘려주는 것이다.

이런 차별 대우에 분개한 네티즌들이 핫메일 용량을 250메바이트로 늘리는 방법을 찾아냈는데, 최근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을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핫메일 용량 250메가바이트로 늘리기 강좌’라는 제목의 이 글은 용량을 늘리는 절차를 화면까지 보여주며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이 방식은 핫메일 계정의 위치를 미국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컴퓨터(서버)로 바꿔 미국 이용자들과 같은 250메가바이트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25메가바이트까지만 늘어나는 경우도 있어, 핫메일 서버의 버그(허점)을 활용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엠에스는 한국 이용자들이 이런 식으로 메일 용량을 늘려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조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결과적으로 핫메일 이용자들을 붙잡아두는 구실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며 “실제로 파란닷컴은 1기가바이트를 주고 있으나, 핫메일 이용자들은 옮길 생각보다는 250메가바이트로 늘릴 궁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핫메일 용량 왜 한국 차별하나”미국 서버로 바꿔 늘리기 들불
초고속인터넷 업체 단속에도 무선랜 공유 ‘네트워크’ 번져

■ 초고속인터넷 공유 숨바꼭질=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선 이용자들이 무선랜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업체들의 아이피(IP) 공유기 사용 금지 조처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앞서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은 아이피 공유기를 사용해 동시에 여러 사람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공유기를 사용하려면 추가 요금을 내도록 해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용자들은 초기에는 네트워크 설정을 바꾸는 방법으로 공유기 사용을 숨겨왔다. 하지만 지금은 좀 더 간편한 방법으로 무선랜 공유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많은 가정에 무선랜 공유기가 보급된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무선랜 공유기는 동시에 수십명까지 접속할 수 있다. 전파 도달 거리도 옆집이나 위·아래 집에서도 접속할 수 있을 정도로 길다. 대학생 김정호씨는 “업체들의 아이피 공유기 사용 금지 조처에 반발해 무선랜 공유기를 단 뒤 옆 집에 함께 사용하자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인터넷은 망 상호간의 연결을 바탕으로 하는 ‘네트워크의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구성을 금지하는 것은 인터넷의 근본원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아이피 공유기 금지는 홈네트워킹, 개인네트워크 기술, 블루투스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과 서비스를 추구하는 정부의 정책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케이티 등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은 공유기 사용은 1개의 회선에 1대의 피시를 물려 사용한다는 약관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단속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공유기를 사용하는 이들이 과도하게 많은 접속을 할 경우 다른 사용자들의 접속 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것이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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