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경영진 교체 불구 “지금은 경쟁보다 보완관계”
소니가 지난 7일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과 안도 구니타케 사장을 동반퇴진시키고, 외국인 하워드 스트링거 부회장과 추바치 료지 부사장을 각각 회장, 사장으로 선임함에 따라, 삼성과의 협력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소니의 동맹을 만들어온 주역이 퇴임한 이데이 회장과 안도 사장이기 때문이다. ‘이데이-안도’ 체제에서 삼성과 소니는 ‘메모리스틱’ 공유부터 엘시디 합작법인(에스-엘시디) 설립, 그리고 지난해 말 전면적인 특허공유까지 이어지는 전반적인 협력 관계를 이끌어 냈다. 일단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협력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먼저 엘시디 분야 합작은 엘시디 라인이 없는 소니로서는 계속 필요한 부분이고, 추바치 신임 사장이 합작법인인 에스-엘시디의 등재이사로 올라 있다는 그런 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만든 쿠다라기 켄 부사장도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분야의 협력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스테이션에 핵심부품으로 쓰이고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바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특허 전면공유 계약도 2008년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당분간 바뀔 문제는 없다. 업계에선 삼성과 소니는 이른바 ‘아이팟 충격’ 때문에 손을 잡은 이상, 쉽게 헤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팟 충격이란, 한물간 피시업체로 치부되던 미국의 애플이 아이팟이란 엠피3플레이어로 세계 포터블기기 시장을 석권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것을 뜻한다. 70년대 ‘워크맨’과 90년대 ‘시디(CD)플레이어’로 포터블기기라는 시장을 만들었던 소니도, ‘애니콜’로 모바일기기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삼성전자도 엠피3플레이어 시장에서는 애플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는 이렇게 새로운 개념과 기술로 언제 어떤 적수가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엄청난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며 “삼성과 소니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한 계속 협력할 것이며, 현재로서는 경쟁보다는 보완관계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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