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삼성전자와 팬택&큐리텔 등이 잇따라 SK㈜측 `백기사'로 나선 데다 기관투자가 중에서는 38개 기관 가운데 한국투신운용(3.598% 지분)과 조흥투신운용(2.549%) 등 무려 36곳(7.49%)이 주총 의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슈로더투신운용(0.002%)은 `중립' 입장을 나타냈으며, 푸르덴셜자산운용(0.18%)은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 등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다가 주총 전날인 10일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등 소버린측의 지지를 표명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여기에 SK㈜측이 지난해 매출 17조3천997억원, 영업이익 1조6천163억원, 당기순이익 1조6천448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데다 S&P와 무디스 등 국내.외 신용평가기관들이 잇따라 SK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점 등에서도 SK㈜의 승리가 예견됐다. ◆ 최 회장 경영권 강화 = 최 회장이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음에 따라 국내.외 사업 강화와 이사회 중심 경영 확대 등 경영권을 한층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대외 활동에서도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즉 최 회장이 참석 주주의 60% 이상 지지를 얻어 이사로 재선임된 데 이어 곧바로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에 다시 선출된 것은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주총에서 외국인 지분이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데다 지난해 주총에서 최대 핵심이었던 정관개정안을 놓고 SK㈜에 대한 찬성표가 55%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98년 취임 이후 펼쳐온 중국 중심의 해외진출과 석유개발.윤활유사업 등의 주력사업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 최근 SK텔레콤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사외이사 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그룹 계열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이 최근 투명사회협약에 참석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직을 수락한 점 등에 비춰 그동안 자제해 온 대외 활동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 소버린 입지 약화..끝나지 않은 싸움 = 이에 반해 소버린측은 주총에서 완패함에 따라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버린은 주총을 앞두고 그동안 국내 일간지에 시리즈 전면광고를 게재하는가하면 외국인 주주 및 국내 소액주주와 접촉하는 등 치열한 홍보전을 펼쳐왔다. 소버린측은 또 최근에는 "SK㈜에 투자한 300여곳의 해외 투자자들중 몇곳을 제외하고 모두 소버린과 만나거나 연락이 있었다"며 "이들 투자자중 최 회장의 재선임을 찬성하는 곳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SK㈜측을 압박했다. 그러나 주총 표대결에서는 소버린측의 주장에 어긋나는 결과가 나타났다. 주총 전까지 SK㈜측 우호지분 35% 가량을 뺀 11% 정도가 내국인 소액주주 지분이며, 외국인 지분은 소버린을 제외하면 약 40% 정도였다. 즉 내국인 소액주주 모두가 SK㈜측의 손을 들어줬다고 가정하더라도 소버린 이외의 외국인 투자가중 40% 정도(지분의 16%가량)가 소버린측에 등을 돌린 셈이다. 이에 따라 소버린의 국내.외 입지가 약해지는 것은 물론 지난달 중순 1조원을 투자, 대주주로 올라섰던 ㈜LG와 LG전자에 대한 경영권 참여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버린은 LG 지분 매입 당시 "필요한 경우 이사회에 권고하거나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경영진과 대화를 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소버린측의 이번 패배에도 불구, SK㈜와의 경영권 다툼이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소버린은 주총 직후 낸 보도자료에서 "향후 3년간의 임기가 보장되는 최 회장의재선임으로 인해 전략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의 하나인 SK㈜의 가치는 엄청나게 저평가되고, 불신임을 받는 지도력 아래 기업이 고사돼 가는 결과를 초래하는 한편 SK㈜는 투자자들의 불신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소버린측은 "법원에 낸 임시주총 소집 허가신청 관련 항고는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SK㈜-소버린간 경영권 다툼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