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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실업극복국민재단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교보 다솜이 간병봉사단’의 한 간병봉사자가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을 돌보고 있다. 교보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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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교보생명, 에스케이텔레콤, 이랜드 등 기업들이 최근 들어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일회성 일자리 창출에서 벗어나 자생적 구조를 갖춘 ‘사회적 기업’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은, 저소득층을 위한 고용 창출과 기업의 사회공헌, 사회서비스 확대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화는 저소득층 여성을 간병인, 파출부, 보모로 육성해서 파견하는 ‘생활 도우미 교육센터 및 파견업체’를 연내에 설립하고, 장기적으로는 외부지원 없이 자체 수입만으로 운영되는 사회적 기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한화는 이를 위해 3년간 69억원을 지원해서, 5년 내 2천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 업체를 연 매출액 400억원의 한국 최대 생활도우미 파견업체로 만들 계획이다. 한화는 교육센터 설립자금은 정부가 일부 지원하고,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가 교육·운영을 맡는 기업-정부-비영리기구 3자 협력모델을 추진 중이다. 유덕종 사회공헌팀장은 16일 “5년 뒤에는 외부지원 없이도 자체 수익만으로 사업이 유지되고, 일자리도 안정적으로 제공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교보생명·SKT·이랜드등 저소득층 고용해 ‘그늘’돌보기
도우미서비스등 기업 전환 나서 교보도 저소득층 여성을 간병인으로 육성해서 저소득층 환자들을 무료로 돌보는 ‘다솜이 간병봉사단 사업’을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지난 2003년 실업극복국민재단과 손잡고 시작한 간병봉사단에는 70명이 활동 중인데, 교보는 1단계로 연내에 100명까지 늘리고 내년부터는 간병인서비스를 유료화해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한다. 교보는 이를 위해 내년부터 간병인 교육과 운영, 노인 환자를 위한 보호시설 투자에 매년 20억원을 지원해서, 간병인을 매년 100명씩 양성하는 등 2014년까지 1천명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허정도 봉사단 팀장은 “여성가장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고령화 추세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면서 사회공헌을 확대하는 다목적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상반기 중에 사회적 기업 모델을 확정해서, 내년 중에 2~3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에스케이는 사내의 식당, 인쇄대행, 기자재 유지·보수관리, 폐카트리지·컴퓨터 처리 및 활용 업무 등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제훈호 사회공헌팀장은 “사회적 기업을 통해 장애인이나 청년실업자, 차상위계층 등 정상취업이 어려운 이들에게 직업훈련과 일자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고, 동시에 회사는 고품질의 안정적 서비스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기존 ‘고령자 인력뱅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랜드는 올해 서울 마포노인복지관에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반을 신설해 교사자격증이 있는 노인 10명을 강사로 선발하고, 마포지역의 2~3개 경로당과 협력해서 노인 공동작업장도 마련해 30명 정도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삼성, 씨제이 등도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적극 동참할 방침이어서, 참여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도 지난 11일 기업, 비영리단체와 공동으로 ‘중앙 사회적 일자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들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사회적 일자리 지원·육성법(가칭) 제정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 활성화되려면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회공헌에 열심인 기업들도 아직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이다. 일부는 기업부담만 커지는 게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양용희 호서대 교수는 “공익 목적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그 이윤을 다시 공익사업에 환원하는 사회적 기업의 취지를 인식하는 게 선행돼야 하고, 사회적 기업의 운용주체 양성과 정부의 체계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사회적 일자리·기업이란 사회적 일자리란 노인이나 장애인 간병,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 자녀의 방과 후 교육, 노숙자 돌보기, 문화유산 보전 및 관리, 재활용품 수거 등 사회적으로 필요한데도 수익성이 낮아 시장에만 맡겨놓을 경우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 만큼 만들어지지 않는 일자리를 말한다. 사회적 일자리 중에서도 정부·기업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을 ‘수익형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라고 하는데, 이를 공익 목적의 기업형태로 발전시킨 것이 ‘사회적 기업’이다. 예컨대 미국 보잉이 비영리기관과 손잡고 만든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는 약물·알콜중독자를 고용해 항공기 부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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