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18 11:25
수정 : 2005.03.18 11:25
국내 최대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설립자인 안철수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안 연구소는 18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이사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 겸 CEO(최고경영자)에 김철수 현 부사장을 선임하고 경영체제를 이사회 중심으로 전환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대표는 지난 2002년부터 3년 동안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회사 운영 및 국내외 사업 전반을 맡아 지난해 매출 338억원(수주액 기준)과 순익 106억원을 올리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하는 등 새로운 최고경영자에 적임자라고 안 연구소는 설명했다.
안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주주와 직원, 고객을 위한 선진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고 이 회사는 덧붙였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주요전략 수립 과정에는 참여함으로써 사업의 큰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안 연구소는 강조했다.
김 신임 대표는 "지난 10년간 쌓아온 역사와 핵심가치를 계승해 세계 10대 보안전문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목표 달성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며 "올해는 수주액 매출5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사장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과 국내소프트웨어 사상 최고의성과를 거두는 등 정상의 위치에 올라섰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 차원에서 후임에게 CEO직을 넘기고 투명한 선진 지배구조를 도입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 의장직을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향후 2년간은 대학원에 진학해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물러나는 건 아직 끝나지 않은 공부 욕심 때문”
경영일선에서 사퇴를 선언한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43) 사장은 18일 "회사 운영 전반을 김철수(51) 신임 대표에게 맡기고 사업의 큰 방향 설정에만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안 사장과의 일문일답
--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는데 역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달라
△ 일반적인 통념상의 직접 경영에 관여하는 회장과 같은 위치가 아니다. 신임CEO(최고경영자)가 경영의 권한과 책임을 지니고 본인은 주주를 위한 양질의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관여하게 된다.
--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다른 이유는 없나
△ 지난 10년간 절벽을 올라가는 등반가의 심정으로 살아왔다. 위를 올려다보면구름에 가려서 정상이 어디쯤인지 짐작도 할 수 없지만 힘이 빠지면 떨어져 죽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는 말로 대신하겠다.
-- 언제 물러날 결심을 했는가.
△ 지난해 초에 물러날 결심을 한 뒤 차분히 준비를 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회사 운영의 많은 부문을 김 부사장에 위임하고 대외활동에 치중해왔다.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의 실적은 이러한 역할 분담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앞으로 계획은
△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앞으로 2년 정도의 계획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 CEO 자리를 넘기는 것도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공부에 대한 욕심 때문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노안 때문에 돋보기가 필요하게 될텐데 그전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학업에 매진하고 싶다.
-- 공부를 마친 후에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하는가
△공부를 끝낸 후의 계획은 세워놓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의학, BT(바이오기술), IT(정보기술), 경영 부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과 기업가 정신을 접목한 분야를 공부하거나 경영자 MBA과정을 밟는다면 그때의 상황에 적합한 일을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고 강단에 서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지난 10년간 느낀 보람은
△지식정보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는 왜곡된 시장 구조에서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워킹 모델(working model)을 제시하고 싶었다. 또 정직하게 사업을 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공익과 이윤 추구가 서로 상반된 것이아니라 양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10년간 일을 하면서 이같은 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했다고 자부한다.
-- 사명이 바뀌는가
△ 이전에도 이야기했듯이 글로벌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이름 보다는 조직을 부각시킬 수 있는 사명이 필요하지만 당장은 변경 계획이 없다. (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