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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8 13:50 수정 : 2005.03.18 13:50

EPA



[캐나다] 버진, 이동통신시장 진출…요금 할인 앞세워 기존 업체 고객 뺏기 나서

영국 대부호 리차드 브랜슨 소유의 버진(Virgin)그룹이 캐나다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시함에 따라 캐나다 이동통신시장에도 한바탕 대격돌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3월1일, 전 세계 4개국에서 850만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버진모바일은 버진모바일캐나다란 이름을 내걸고 캐나다 시장 공략에 나섰다. 버진그룹은 1년 전 벨캐나다와 자본금 1억6천만달러 규모의 합작법인을 세워 캐나다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래, 1년 만에 그 꿈을 실현하게 됐다. 이로써 텔러스모빌리티, 벨모빌리티, 로저와이어리스 등 3개 업체가 나눠갖고 있던 캐나다 이동통신시장은 이제 큰 변화를 겪게 됐다.

후발업체인 버진모바일캐나다로선 캐나다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강력한 무기를 꺼내들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시스템 접속비용’이라 불리는 요금 폐지가 그 무기다. 버진모바일캐나다측은 1100만에 이르는 캐나다 고객들이 그간 필요 이상의 이용요금을 납부하고 있었다며 기존 업체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현재 캐나다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은 매달 6.95달러를 사업자들에게 시스템 접속비용 명목으로 납부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이렇게 해서 거둬들이는 돈은 한 해 9억달러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버진모바일캐나다측이 내세우는 논리는 이렇다. 그간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소비자들을 교묘하게 속여왔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캐나다 정부에 라이선스비용으로 1억2600만달러를 지불한 바 있다. 문제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신들이 응당 내야 하는 이 돈의 일부를 시스템 접속비용이라는 이름을 붙여 소비자들에게서 받아왔다는 사실. 마치 소비자들이 정부에 내야 하는 돈을 사업자를 통해 대리납부한다는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소비자들을 현혹했다는 게 버진모바일캐나다측의 주장이다. 버진모바일캐나다측은 시스템 접속비용이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되었다며, 왜곡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에게 부당하게 피해를 주는 요금이니만큼, 자신들은 이 요금을 폐지해 그만큼 저렴한 이용요금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자, 캐나다 시장감독당국은 기존 사업자들을 상대로 과대광고 및 가격담합 협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오는 4월25일부터는 이 문제를 둘러싼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용요금 할인이라는 매력적인 무기를 꺼내든 버진모바일캐나다의 등장으로 인해 캐나다 이동통신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공산이 그만큼 커졌다. 유럽(90% 이상), 미국(60%)과는 달리, 현재 캐나다에선 이동전화 보급률이 전 인구의 45%에 머물고 있다. 그만큼 잠재 고객이 많다는 얘기도 된다. 버진그룹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을 업고 있다는 점도, 버진모바일캐나다에겐 큰 힘이다. 버진그룹은 지난 한 해 동안 81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도에 비해 15.7%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에 덧붙여 여행, 금융 서비스, 음악부문 등 다양한 부가사업을 벌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버진모바일의 캐나다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버진모바일캐나다측은 앞으로 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기존 사업자들로부터 고객을 뺏어와야 할 처지다. 문제는 캐나다에서 아직 번호이동성제도가 실시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정부의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느냐에 따라 버진모바일캐나다의 성적표도 좌우될 공산이 크다. Hannes B. Mosler/ 객원기자 mino@economy21.co.kr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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