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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신기록 행진’ 배럴당 47.90달러 기록 |
차량 10부제등 강제 소비억제책 안쓰기로
국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치솟고 있으나, 정부는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고유가가 국내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쇄되고 있다고 보고 당장 승용차 10부제 실시 등 강제적 소비 억제책은 쓰지 않기로 했다.
18일 한국석유공사는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가 17일(현지시각) 전날보다 배럴당 1.67달러나 오른 47.90달러에 거래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17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도 장중 한때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57.6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차익을 노린 매물이 나와 전날보다 배럴당 6센트 내린 56.40달러로 마감됐다. 국제 석유시장 분석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오펙)가 추가 증산에 나서기로 했으나, 증산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데다 중국과 미국의 석유 수요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 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47달러를 넘어서 지난 1980년 ‘2차 오일 쇼크’ 때보다 높아졌지만, 과거와 같은 물량 부족에 따른 수급 문제가 아닐 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따라서 승용차 10부제 실시 등 소비 절약을 위한 강제 조처를 당장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재경부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10월 배럴당 37.99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이 이달 초 44.85달러로 18.1% 올랐지만, 국내 휘발유값은 같은 기간 ℓ당 1391원에서 1376원으로 오히려 3.7% 떨어졌다.
정부는 다만 중동 정세 악화 등으로 석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강제적 소비 억제책 등 특별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또 박승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이날 열린 월례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도 “최근 경기 회복 조짐과 수출 호조 등을 감안할 때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의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학준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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