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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5 14:33 수정 : 2005.03.25 14:33



영화속 건강 | 네버랜드를 찾아서

극작가 제임스 배리(조니 뎁 분)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최근 영화들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 영화로 꼽힌다. 무엇보다 슬럼프에 빠진 배리가 아이들의 동심을 통해 피터팬을 완성시키는 모습이,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환타지를 더 자극하는 듯하다.

20세기 초, 영국 런던에서 작품 흥행 부진으로 자괴감에 빠져 있던 극작가 제임스 배리는 공원에서 미모의 미망인 실비아(케이트 윈슬렛 분) 가족을 만난다. 실비아 가족과 자주 어울리며 그들에게서 얻은 영감으로 작품을 쓴 그는 네 아이들 중 유난히도 예민하고 섬세한 영혼을 가진 피터의 이름을 딴 ‘피터팬’을 완성한다.

하지만 실비아에게 간간이 찾아오는 기침발작 증세는 천진하기 그지없는 개구쟁이 사내아이들과 배리에게 근심을 가져온다. 아이들의 아버지도 비슷한 증상으로 죽었다는 내용으로 보아 실비아는 뭔가 모를 중병을 앓고 있는 듯 묘사된다. 감기와 증상은 비슷한데 감기는 아니라고 하며, 심한 기침발작과 가래, 피로한 모습을 보이는 실비아의 증상은 폐결핵이나 폐렴이 아닌지 의심케 한다.


극중 배경이 되는 20세기 초엔 항생제 치료가 마땅치 않아, 폐결핵이나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만연했다. 당시 폐결핵과 폐렴은 많은 유명 예술가들을 죽음으로 이끈 대표적인 질환들이었다. 이러한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은 항상 우리와 함께 하고 있어, 건강할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영양 결핍이나 다른 만성 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면 그 틈을 노려 병을 만든다.

현대에 들어와 결핵이나 폐렴은 항생제로 치료가 쉽다지만, 이젠 항생에 내성을 가지는 세균들이 생겨서 치료를 위해 더 독한 항생제를 써야 하는 형국이도 하다.

요즘엔 백신으로 상당 부분 해결하고 있다. 결핵의 경우 영아 때 접종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인을 위한 폐렴 예방 접종도 있다. 독감 예방 접종과 달리 1회 접종만 하면 되고, 계절에 상관없이 접종 가능하다. 질환에 따라서 5~10년 후에 추가 접종을 하면 된다.

피터팬이 사는 네버랜드엔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피터팬의 원작자인 배리는 폐렴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꿈을 꾸되, 세균으로부터 우리의 방어막을 지켜야 하는 현실까지 잊어서는 안 되겠다. 특히 당뇨, 고혈압, 호흡기 질환, 암과 같은 만성 질환자들은 반드시 폐렴구균 예방 접종을 받도록 한다. 과로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도 필수다. 아울러 요즘과 환절기에 무엇보다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박성학/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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