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 만나보니
디지털캠코더 엠피3 노트북 디카 플레이스테이션 스마트폰… ‘미스터 반도체’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언제나 가방 가득히 최첨단 정보통신(IT) 제품들을 넣고 다닌다. 플래시메모리를 만드는 총괄책임자로써, 플래시메모리의 앞으로의 용도와 용량을 미리 내다보기 위해선 자신이 최고의 ‘어얼리 어답터’가 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서다. ■20GB를 들고 떠나는 출장= 최근 만난 황창규 사장이 공개한 그의 가방 속에는 △8GB(기가바이트) 용량의 디지털캠코더 △4GB 엠피3플레이어 △2GB 노트북컴퓨터 △2GB 유에스비 드라이브 △2GB 디지털카메라 △1GB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소니가 내놓은 휴대용게임기) △1GB 스마트폰 등이 들어 있었다. 그의 가방에 들어 있는 기기들의 플래시메모리를 모두 합치면 20G에 이른다. 2002년께에만 해도 그가 들고 다니는 제품들의 메모리 총량은 1GB 정도였다고 했다. 3년만에 20배로 늘어난 셈이다. 그런데 황 사장은 2007년이면 100GB 정도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파일 형식이 바뀔 때마다 정보집적도(용량)가 100배씩 늘어납니다. 우리가 주고받는 파일을 생각해 봅시다. 문자메일을 주고 받을 때는 10킬로바이트(KB) 정도면 충분했으나, 사진파일로 진화하면서 1메가바이트(MB)로 100배 늘어났습니다. 지금 주로 쓰이는 동영상파일은 디브이디(DVD)급 화질로 하면 100MB 정도됩니다. 2007년 이후 널리 쓰일 멀티미디어파일은 10GB를 훌쩍 넘어설 겁니다.” 멀티미디어파일은 HD(고화질)방송에 주로 쓰이는 것으로, 음성과 동영상이 각종 텔레비전 정보와 묶인 형식이다. 황 사장은 앞으로 3~4년 이내에 10GB 이하의 데이터용량에는 대부분 플래시메모리가 쓰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크맨이 시디플레이어를 거쳐 엠피3플레이어로 진화한 것처럼 다른 분야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테이프 캠코더가 디브이디(DVD) 캠코더를 거쳐 플래시메모리 캠코더로 발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내년엔 2GB 메모리카드가 70달러가 될 것= 플래시메모리의 이런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플래시메모리의 용량 확장과 가격 인하다. 그렇다면 얼마나 가격이 떨어지게 될까. 디지털기기에 가장 널리 쓰이는 외장형 메모리카드를 예로 들어보자. 삼성전자의 김일웅 상무(반도체 총괄)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512MB 메모리카드가 대략 70달러(약 7만원)선인데, 올해 중으로 1GB 가격이 70달러로 떨어지도록 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2GB급이 70달러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03년께 128MB급 제품이 70달러선이었던 것을 감안해 보면, 3년만에 10배나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500만화소급 이상의 카메라를 쓰면서 동영상을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저장용량이 2GB 이상 돼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삼성전자에서는 올 연말까지 4GB급 플래시메모리를 갖춘 엠피3플레이어를 내놓을 예정이다. 가격은 현재의 1GB급 엠피3플레이어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