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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9 18:03 수정 : 2005.03.29 18:03

정보기술(IT)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 우리가 수출로 버는 100원 중 40원은 정보기술 분야에서 나오고 있고, 성장률은 비정보기술산업을 10배 이상 앞서가며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산업의 특성상 고용이 많지 않고 핵심 부품의 해외의존도가 높아 돈을 버는 기업들의 온기가 내부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 또 반도체가 국가 경제를 흔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불안 요인이다.

■ 국가경제 IT 의존도 심화=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04년 국민계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정보기술 산업의 성장률은 20.4%에 이른 반면 비정보기술산업의 성장률은 2.5%에 불과했다. 지난해 우리 경제 전체 성장률 4.6%는 사실상 정보기술산업이 견인한 셈이다.

매년 20%를 넘는 수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정보기술 분야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커지고 있다. 반도체, 휴대전화, 엘시디, 컴퓨터 등 정보기술 분야 수출은 지난 98년 305억달러이던 것이 지난해엔 747억달러로 145%나 성장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정보기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 안팎 수준에서 지난해엔 39.5%로 급증했으며,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40.3%로 분기별 실적으로는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지난해 정보기술 부문 수출증가율은 27.7%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증가율 19.7%를 이끌었다. 정보기술산업은 국내 내수경기 가늠자 구실을 하는 설비투자 증감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총수출 40% 이끄나 핵심부품 65% 수입
고용창출 효과도 적어 “산업간 연계 강화해야”

■ 불안한 성장=정보기술분야 수출 품목들은 워낙 제품 순환주기가 짧고, 경기에도 민감한 품목들이 많아 안정적인 고성장을 유지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최근엔 휴대전화 등 각 수출주력 품목들이 중국의 도전으로 수출 단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원천기술이 없어 오히려 핵심부품 수입비용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반도체,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 5대 정보기술 산업은 부품소재 수입의존도가 65%에 이른다. 지난 2001년 103억달러였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200억달러를 넘었다. 이런 구조 탓에 정보기술 업종의 수입유발계수(제품 1개를 생산하는 데 들어간 수입 중간재 비율)는 0.47~0.55로 일본(0.13)의 4배에 이른다.

또 기술집약 산업인 정보기술 분야는 고용 창출 효과가 낮다. 한국은행 조사를 보면, 10억원 어치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비정보기술 분야는 8.4명이나, 정보기술 분야는 3.6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 언론은 정보기술 강국인 한국에 대해 몸집은 커졌지만 허술하고 거대한 ‘레고 장난감’ 같은 조립산업으로 돈을 번다는 비아냥을 쏟아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양적인 성장에 만족할 게 아니라, ‘수출증가→투자증가→고용확대→소비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내 산업간 연관관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현정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박사는 “국내 부품소재산업 3만여개 기업 중 99%가 중소업체로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며 “대·중소기업의 거래관계 정상화는 한국경제를 저성장의 함정에서 구해내는 출발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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