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혁신기획실’신설, 현대차 “품질최우선”
두산·동부·금호 등도 인재관리·조직문화 변신 “경영 혁신만이 살 길이다.” 환율 불안에다 고유가, 원자재난 등 악재에 둘러싸인 올해 주요 기업들의 경영 화두는 단연 ‘혁신’이다. 경영 혁신은 예전에도 기업들이 자주 강조해왔던 것이지만, 최근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기업일수록 더 체계화하고 가속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혁신기획실’을 신설했다. 종전 6시그마실의 전략 기능과 프로세스혁신(PI)실의 변화관리 기능, 경영기획1실의 정책입안 기능 등 부문별로 추진하던 혁신 활동을 통합해 더 강력한 힘을 내도록 한 것이다. 조청명 포스코 혁신기획실장은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개선해온 혁신 운동을 강도 높게 상시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혁신 활동 중심에는 사고 방식과 일을 테이터와 인과관계에 기초해 과학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6시그마’가 자리잡고 있다. 포스코를 이를 통해 회의, 보고, 결재, 전자우편, 인사평가, 비용 집행 등 작은 일에서 대형 프로젝트까지 ‘일하는 방식’을 글로벌 기준에 맞추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구택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글로벌 시대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혁신을 체질화하고 일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 초 ‘고객을 위한 혁신’을 새로운 중장기 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난 2001년 세운 ‘글로벌 톱5’ 비전만 갖고는 초일류 자동차메이커로 도약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전략조정실을 중심으로 혁신 전략을 새로 짠 끝에 기술과 품질, 서비스에서 고객에게 확신을 주지 않고서는 세계적 브랜드로 거듭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품질 향상이다. 세계 시장에서 중저가 차량이란 인식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를 낳는 고품질 차량으로 승부를 걸 때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연구·개발 부문의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20% 늘리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산기술 부문에서는 과감하게 외부 영입인력을 늘리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지금까지 글로벌 톱5라는 양적인 목표를 위해 달려왔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을 위한 혁신을 이뤄야할 때”라고 말했다. 올해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해로 정한 두산그룹도 새로운 경영혁신 전략인 ‘두산웨이’를 선포하고 그룹을 재정비하고 있다. 동부그룹과 금호그룹 등도 변화와 혁신을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과제로 받아들이고, 인재 육성, 조직, 기업문화 차원의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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