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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31 17:46 수정 : 2005.03.31 17:46

달러하락 환차손 5조 넘어 ‥무리한 환율방어 후유증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조성한 외국환평형기금의 손실 규모가 10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외국환평형기금의 운용 결과 연간 10조2205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2003년 손실규모인 5219억원의 무려 20배에 가까운 규모다. 외평기금은 2002년에도 1조7735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처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를 대규모로 사들였으나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환차손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외국환평형기금이 보유한 달러는 모두 400억달러에 이르며, 지난 한 해 원-달러 환율은 1192원에서 1035원으로 무려 157원(15.2%)이 내렸다.

최중경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급격한 환율 하락에 따른 매입 달러의 환차손 규모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5조원을 크게 넘어설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금을 조달하는 금리와 이를 운용하는 금리 차이에 따른 이차손이 추가되고, 이미 지난해 문제가 됐던 환율 관련 파생 금융상품 투자에 따른 손실 2조원 가량이 더해져 10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환차손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 않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무리하게 환율 방어에 나선 데 따른 손실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경부는 외국환평형기금 손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환차손의 경우 사들인 달러를 다시 팔아야만 손실이 확정되는 평가손실이어서, 실제 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에 대해 심상정 의원(민주노동당) 쪽은 “이번 손실 폭은 지난해 외평기금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환율이 오르지 않거나 더 떨어지면 손실폭은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책임 소재를 적극적으로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국환평형기금은 지난해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예탁금 18조8천억원 △외화예치금 회수 7조1002억원 △외화채권 발행액 1조1459억원 등 모두 28조6549억원이 조달돼, 연말에는 자산 규모가 38조7185억원으로 늘었다.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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