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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1 14:17 수정 : 2005.04.01 14:17



영화속건강 | 밀리언달러 베이비

한때 잘나가던 권투 트레이너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 분)는 소원해진 딸에게 반송되는 편지를 십수 년째 부치고 있다. 타이틀 매치에 내보내도 손색없을 선수들에게는 웬일인지 천년만년 트레이닝만 시키고 있다.

기다리다 지친 선수들은 떠나고, 남은 건 그의 모습처럼 쓸쓸하고 늙은 체육관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 복서를 꿈꾸는 매기(힐러리 스웽크 분)가 나타나 그의 삶에 색깔을 입히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프랭키의 제자가 된 매기는 철저한 트레이닝을 통해 ‘모쿠슈라’라는 이름의 복서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영화 중반, 매기가 치명적 사고를 당하면서 영화는 전환의 물살을 탄다.

침대에 누운 매기는 의식이 명료하고 농담도 하지만, 움직이지 못하며 스스로 호흡하지 못한다. 경추 1, 2번이 부러져 척수가 손상된 것이다. 척수는 뇌와 신체 사이의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의 정보가 오가는 고속도로다. 폭탄이라도 떨어져 중간에서 끊기면, 뇌의 명령이 더 이상 몸으로 옮겨가지 못해 그대로 멈춰버리는 것이다. 그만큼 경추와 그 주변 구조물의 보호는 삶의 영위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물론, 경추 손상은 영화에서처럼 뜻밖의 사고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낙상, 교통사고, 머리에 입은 충격 등이 주 원인이 된다. 그러나 생활 속 관리 소홀도 간과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20도 이상 고개를 숙인 자세, 즉 ‘거북이 목’을 오래 취하면 경추가 일자형으로 펴지게 되는데, 이것은 목 디스크 탈출증의 위험을 높인다. 목 디스크 탈출증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는 바로 손저림. 탈출한 디스크가 척수를 누르면서 감각 이상이 오는 것이다. 이를 방치하면 팔이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목 디스크는 내시경 등을 이용한 간단한 수술로 치료 가능하지만 그보다 프랭키의 가르침을 떠올려보자.

‘항상 자신을 보호하라.’ 매기는 가르침을 지키지 못했음을 후회했다. 자신이 다쳐서가 아니라, 자신을 혈육처럼 아껴준 프랭키를 슬픔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은 없다.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 보호해야, 가족의 사랑도 보호된다.

경추 보호를 위해 베개는 낮은 것을 쓰고, 컴퓨터 작업시에는 시선과 모니터가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차를 탈 때는 경추 보호대 상단이 머리끝과 일직선이 되도록 조절한다. 주기적으로 목을 돌려주는 스트레칭만 해도 경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것이 귀찮을 땐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자. 나를 보호하는 것이 그들을 보호하는 것임을 주문처럼 외운다면 건강도, 행복도 멀지 않다. 임재현/ 나누리병원 신경외과 부원장 www.nanoori.co.kr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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