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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4 18:13 수정 : 2005.04.04 18:13


엘지·마쓰시타, PDP 모듈·DVD·피시등 특허 공유키로

엘지전자와 마쓰시타가 4일 피디피(PDP) 모듈 특허 분쟁을 타결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지난해 이후 특허전쟁을 벌이며 날카롭게 대립해왔던 한국과 일본 두나라 전자업체들이 서로 특허를 공유하면서 ‘윈-윈’을 추구하는 공조 관계로 급선회하고 있다.

엘지-마쓰시타의 피디피 분쟁은 앞서 역시 피디피 모듈 특허문제를 놓고 대립했던 삼성에스디아이와 후지쓰가 지난해 6월 특허를 서로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센스’ 방식으로 해결했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삼성과 후지쓰는 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 기술을 향후 5년 동안 서로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때 치열한 경쟁관계였던 삼성전자와 소니가 반도체, 디지털영상가전 등에서 포괄적인 특허 상호사용 계약을 체결해 주력 기술을 제외한 일반 기술 특허는 모두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엘지와 마쓰시타는 특히 피디피 모듈 특허 뿐만 아니라 디브이디와 피시 등의 분야까지 특허를 공유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새로운 기술 분야에서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특허전쟁을 계속해오던 한일 전자업체들이 화해 기조로 돌아선 것은 불필요한 분쟁으로 소모전을 벌이기보다는 일반적인 기술은 공유하고 각각 특화된 기술에 주력해 시장규모를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서로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또 한국업체들의 기술력이 세계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일본과의 격차가 거의 없어지고, 생산력에서는 오히려 더 앞서기 시작한 것을 일본업체들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연말 삼성전자와 소니가 특허공유 계약을 맺어 협력체제를 구축하며 공조 흐름을 선도한 것이 다른 업체들에게 자극을 주었으며, 앞으로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시바가 한국 하이닉스에 대해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회로구조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하이닉스 일본법인을 상대로 낸 소송 역시 두 회사가 합의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원만하게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내 전자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술변화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자사의 기술력만 믿는 독불장군식 경영으로는 기술 우위를 지속하기가 어려워졌다”며 “두나라 전자업체들이 싸움에 치중하다보면 오히려 후발주자들에게 추격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각의 영역에서는 경쟁을 하되 특허부분은 크로스 라이센스로 협력하는 관계를 더욱 활발히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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