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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 프리젠테이션에 참가한 리틀엔젤스 예술단이 27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팔레 드 콩그레에서 열린 제142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위 아 더 월드’를 부르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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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본 여수박람회]
신항 160만㎡에 바다박물관·엑스포타워 ‘장관’
서울서 고속열차로 3시간…수상택시·해돋이 즐겨
“참 많이 변했네요. 길도 빨라졌구요.”
여수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2012년 5월21일 아침, 김수로(45·서울시 용산구)씨 가족은 여수로 가는 고속열차를 탔다. 이들은 3시간 만에 여수역에 도착했다. 5시간 걸리던 길이 짧아진 것은 철도 복선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수는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육·해·공의 입체교통시스템을 갖췄다. 김씨는 “5년 만에 다시 찾은 여수의 모습이 엄청나게 변했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박람회장은 여수의 명물 오동도 건너편 신항 지구에 자리잡고 있었다. 과거 황량했던 바닷가였던 박람회장에는 최첨단 전시시설들이 들어섰다. 여수시민들은 “바다를 매립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조성했다”며 자랑이 대단했다. 엑스포타워와 돌산대교가 연출하는 여수의 야경도 아름다웠다. 김씨 가족은 해상호텔 ‘오션리조트’에서 신비스런 밤바다를 바라보며 저녁식사를 했다. 멀리 광양국가산단과 여수국가산단을 잇는 8.5㎞의 ‘충무공 다리’도 레이저 조명으로 현란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는 앞으로 4년 반 뒤 ‘미래형 해양도시’로 탈바꿈한 여수를 가상으로 찾아가 본 것이다.
세계박람회 유치 직후 여수는 이런 장밋빛 청사진에 부풀어 있다.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과 미래 지향적인 사후 활용을 고민하는 목소리는 환호 속에 묻혀 있다. 여수세계박람회는 2012년 5월12일~8월12일 석달간 펼쳐진다. 세계 100여개국에서 795만여명이 찾아와 생명력 넘치는 남해안의 바다와 갯벌을 만난다.
정부는 2011년 12월까지 1조7천억원을 들여 여수신항 일대 터 159만3천㎡에 박람회장을 짓는다. 이곳에는 △해양박물관·해양과학관 등 교육시설 △수상퍼팅장·요트계류장 등 레저시설 △아쿠아리움·엑스포타워 등 관광시설 △수상호텔·해변콘도 등 숙박시설 등이 들어선다.
박람회장 인근에는 고속열차가 다니는 엑스포역과 1만1500대분의 주차장을 신설하고, 크루즈·수상택시·모노레일 따위 교통관광시설도 확충한다. 행사 뒤 박람회장 일대는 국제적인 해양 관광·레저항으로 탈바꿈한다. 이곳은 청정해역을 돌아보는 선상 해돋이 관광, 남해안 헬기 투어, 해저 다이빙 투어의 요람으로 꾸며질 전망이다.
행사장도 교육시설과 체험마당으로 돌려진다. 전시시설인 아쿠아리움과 해양과학관은 그대로 일반에 공개되고, 국가관과 회의동은 비즈니스센터와 콘퍼런스센터로 쓰인다. 주기적으로 수상무대 공연, 해양스포츠 축제, 청소년 해양캠프 등 볼거리들도 마련한다. 변동명 전남대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 교수는 “세계박람회는 여수가 다시 한번 해양도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전망에 대해 여수시민협은 “여수시가 지속가능한 해양도시로 조성될 수 있도록 무분별한 개발사업은 없는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정대하 안관옥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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