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2.04 18:55
수정 : 2007.12.05 00:23
인수계약 도대체 한거야? 만거야?
에스케이텔레콤(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놓고 에스케이텔레콤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고, 하나로텔레콤은 “아직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은 3일 저녁에 발생한 뒤 4일까지도 이어져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3일 증시가 마감된 뒤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인 에이아이지-뉴브리지-티브이지 컨소시엄으로부터 현재로서는 에스케이텔레콤과 지분 양수도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에스케이텔레콤은 3일 아침 공시에서 “에이아이지-뉴브리지-티브이지 컨소시엄의 하나로텔레콤 지분 38.89%를 주당 1만1900원에 전량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이 계약 체결 부인 공시를 하자, 에스케이텔레콤은 “김신배 사장과 하나로텔레콤 대주주 쪽 대표가 서명한 계약서를 갖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과 이 업체의 대주주 쪽은 4일에도 계약 체결 사실을 계속 부인했다. 반면 에스케이텔레콤은 인수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원홍식 매니저는 “계약에 따라 다음주 금융감독원에 주식 취득 신고를 하고, 12월 중순쯤 정보통신부에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라며 “정부 인가를 받는 데 필요한 서류를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4일 하나로텔레콤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투자자와 업계의 관심은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사장에게로 쏠리고 있다. 그는 2003년 뉴브리지코리아 사장으로 있으면서 에이아이지-뉴브리지-티브이지 컨소시엄의 하나로텔레콤 투자를 알선했다. 하나로텔레콤의 최고경영자로서 주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사실을 확인해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박 사장은 3일 저녁부터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4일 오후 다시 하나로텔레콤에 ‘에스케이텔레콤과 에이아이지-뉴브리지-티브이지 컨소시엄 간 지분 인수 계약 체결 보도의 사실 여부를 5일까지 밝히라’고 조회 공시를 요구했다. 하나로텔레콤 김홍식 팀장은 4일 저녁 “5일 오전 다시 공시를 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공시 내용과 관련해 대주주 쪽으로부터 아직 새로운 내용을 통보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매각 조건을 두고 에이아이지-뉴브리지-티브이지 컨소시엄에 참여한 투자자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발생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김재섭 윤은숙 기자
jskim@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