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12.07 10:34 수정 : 2007.12.07 10:34

하나로텔레콤, 해지 고객 명의 ‘상습 도용’

초고속인터넷 옮긴 업체에 고객위장 ‘고장신고’ 반복
재가입 권유때 흔히 쓰는 방법…“회사 지시 아니다”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다 최근 에이치시엔(HCN)서초방송 것으로 바꾼 백아무개(서울 서초구 반포동)씨는 며칠 전 “서초방송인데 에이에스 방문을 드리려고 합니다”라는 전화를 받았다. “에이에스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하자, “고객님이 전화로 에이에스 요청을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서초방송이 백씨가 건 것으로 돼 있는 유지보수 요청 전화의 발신번호를 추적하자 하나로텔레콤 고객센터 전화번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로텔레콤에서 백씨의 동의 없이 서초방송에 에이에스 신청을 한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이 경쟁업체로 옮겨간 초고속인터넷 해지 고객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해지 고객의 명의까지 도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지 고객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해지 고객이 새로 가입한 초고속인터넷 업체에 전화를 걸어 본인인 것처럼 행세하며 품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거나 유지보수 신청을 한다. 현행 법과 하나로텔레콤 이용약관에 따르면, 가입자의 개인정보는 해지 즉시 삭제해야 한다. 계속 갖고 있으면서 영업에 활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6일 에이치시엔서초방송이 최근 접수된 유지보수 요청 전화의 발신번호를 분석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특정 전화번호에서 수십건씩 걸렸다. <한겨레>가 그 가운데 50여회 전화를 건 것으로 나타난 ‘02-667x-86xx’번으로 전화를 걸어 거기가 어디냐고 묻자, 여직원이 “하나로텔레콤 00고객센터입니다”라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 고객센터가 경쟁업체인 에이치시엔서초방송에 50여차례나 상담 및 유지보수 신청 전화를 한 것이다. 에이치시엔서초방송의 콜센터는 상담이나 유지보수 신청 전화의 발신번호를 기록으로 남기는 기능을 갖고 있다. 에이치시엔서초방송 노길환 고객상담팀장은 “유지보수를 신청받아 나가면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사례가 자꾸 발생해 발신번호를 확인했더니 하나로텔레콤 고객센터 전화번호가 대량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은 상담이나 유지보수 신청 전화를 받을 때 주민등록번호나 주소를 물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노 팀장은 “하나로텔레콤 고객센터는 해지 고객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본인 확인 절차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은 해지 고객의 재가입 영업을 쉽게 하기 위한 이런 짓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월 5회 이상 품질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유지보수 신청을 하면 위약금을 물지 않고 해지할 수 있다. 전 하나로텔레콤 고객센터장은 “해지 고객이 위약금을 핑계로 재가입 권유를 피할 때 흔히 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시엔서초방송은 하나로텔레콤을 고발하기 위해 유지보수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한 것으로 돼 있는 가입자들에게 부탁해 진술서를 받고 있다며 일부를 공개했다. 노 팀장은 “해지 고객의 개인정보를 불법 이용한 혐의로 하나로텔레콤을 경찰에 고발하고, 민사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 쪽은 “일부 고객센터가 실적을 늘리기 위해 한 행위일 뿐 회사가 지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