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년 1월 추가 금리인하 예상”
“아·태 지역 내년 7% 성장 전망”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내년 한국이 견실한 경제 상황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신용 전망을 유지할 것으로 12일 전망했다.
S&P의 한국 기업 및 공익사업 신용평가 담당인 권재민 이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08년 한국 신용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한국 경제는 올해보다 더욱 균형잡힌 수출과 내수 성장에 힘입어 올해 4.5%보다 높은 4.8%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은 전망을 제시했다.
권 이사는 "S&P가 평가한 모든 공기업들의 외화표시 신용등급은 'A'고 신용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된다"며 "이들 공기업은 사회기반시설과 설비를 공기업을 통해 유지하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중요하고 안정적인 정책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이사는 그러나 "글로벌 수요와 원자재 비용, 환율 등 변동성이 큰 외부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 주요 기업들의 브랜드 파워, 제품 품질, 마케팅 역량은 개선되고 있지만 불안정한 노사관계는 여전히 제조업체들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며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기업지배구조 역시 계속해서 주요 이슈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 분야 별 전망과 관련 권 이사는 "유틸리티 산업은 상대적으로 견실한 재무 상태와 정부의 규제상 지원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전망을 유지할 것이며 철강 산업은 고급강 생산 확대로 인해 견고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경쟁 격화, 공격적인 해외 투자에 따른 채무 부담 증가, 원활하지 못한 노사관계 등 험난한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건설업도 주택 등 부동산 시장의 하강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 이사는 또 "첨단기술 산업의 경우 확고한 기술력의 우위와 원가 통제력을 내년에도 계속 유지하겠지만, 글로벌 경쟁 심화와 업종 자체의 경기 순환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권 이사는 "한국 은행들은 경쟁으로 인해 순이자 마진이 낮아지고 있지만 낮은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향후 수 분기 동안 수익성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역사적으로 낮은 무수익자산 수준을 감안할 때 자산 위험도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S&P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 및 공익사업 신용평가 담당인 마이클 프티 전무는 대통령선거 이후 한국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에 대해 "한국의 단기적인 경제전망은 밝지만 중장기적인 성장과 신용등급 조정을 위해선 노사관계 개선과 생산성 향상 등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기본적인 입장은 대선 후에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티 전무는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거시경제와 재정 정책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분배와 성장, 개혁.개방 문제에 있어서는 경중이 달리하기 때문에 신행정부의 정책이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며 "개방화 속도와 공기업의 민영화 등에 주안점을 둬서 신행정부의 정책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삼성그룹의 로비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에버랜드를 주축으로 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해왔고 관련 기업들의 신용평가에도 반영된 상태기 때문에 신용등급에 추가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수사 때도 대규모 과징금 부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기업 내용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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