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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17 19:10 수정 : 2007.12.17 22:32

은평뉴타운 사회약자 특별분양 3분의 1 미달
관련기관에 하루 전날 공문보내 “명단내라”

실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끈 서울 은평 뉴타운 1지구 아파트 분양에서, 시행사인 SH공사(옛 서울도시개발공사)의 행정 편의주의 때문에 특별 분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내 집 마련 기회를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 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로, 장애인·중소기업 근로자·국가 보훈 대상자·새터민을 대상으로 각 8가구씩 모두 32가구가 배정됐다. 그러나 청약 접수 결과를 보면, 국가 보훈 대상자들만 8가구 모두 분양을 받았을 뿐 중소기업 근로자와 새터민 대상 특별 분양 물량은 각각 5가구, 장애인은 2가구가 미달됐다.

이처럼 특별 분양 물량 가운데 3분의 1이나 미달된 것은 SH공사가 청약 일정을 너무 촉박하게 잡은 탓이 크다. 애초 SH공사는 지난 5일 은평 뉴타운 1지구 분양 공고를 내면서 특별 분양 물량의 경우 관련 기관의 추천을 받아 10∼11일 청약을 일괄 접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SH공사는 정작 관련 기관인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서울지방 중소기업청·서울지방 보훈청·북한 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에는 5일 저녁 팩스를 보내 청약 명단을 6일까지 보내줄 것을 통보했다.

서울시 장애인복지과는 SH공사 쪽이 보낸 팩스를 6일 오전에야 확인했다고 한다. 부랴부랴 각 구청과 동사무소에 연락해 신청을 받았지만 배정된 인원 만큼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지난 11월부터 장애인들의 문의가 있어 SH공사에 몇 차례 확인 전화를 했는데 그때마다 ‘확정된 게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지난 5일에도 장애인들이 먼저 SH공사의 분양 공고를 보고 우리 과에 연락을 해와 SH공사에 확인했더니 그때는 담당자와 연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주택공사가 분양 공고를 할 때 보통 3주 전에 장애인 특별 분양을 위한 협조 공문을 보내온 것과 너무 대비된다”며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정보 수집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특별 분양이라면 오히려 준비할 시간을 더 많이 주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서울중기청도 5일 저녁 급하게 홈페이지에 특별 분양 안내문을 띄우면서 “SH공사의 사정으로 접수 기일이 촉박함을 양지바란다”고 밝혔다. 5일 저녁부터 6일까지 하루 반 동안 서울중기청 홈페이지를 들렀던 운 좋은 5명만 접수를 했고, 여기서 자격 미달자를 제외한 3명만이 청약을 할 수 있었다. 서울 중기청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서류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접수는 6일까지 받고 명단은 하루 연장해 7일까지 통보하겠다고 SH공사에 양해를 구한 결과가 그나마 이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H공사 분양팀 관계자는 “11일까지 접수를 받는 게 맞지만,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그전에 몇 명이나 신청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가급적 일찍 명단을 통보해 달라는 취지였으며 11일까지 명단을 준 경우에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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