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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18 19:59 수정 : 2007.12.18 22:06

연이은 미국발 경고속 국내 전문가들 입장 갈려
“지속적 유가 모니터링” “지나친 걱정 필요없다”

그동안 ‘서브프라임발 경기 침체’ 가능성에 시달려온 미국 경제가 이번에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의 고물가 현상)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으면서 세계 증시를 출렁이게 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새롭게 떠오른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여부라는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의사회(연준·FRB) 의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식료품 값과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이 위협받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단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하버드대 교수이자 전미경제연구소 회장인 마틴 펠드스타인도 14일 “내년에 미국 국내총생산이 감소하고 소비자물가가 3.5%까지 오르면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에 놓인다”고 밝혔다. 18일에는 미국계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 체이스가 신용 경색과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미국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뉴욕 증시는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한국·홍콩 등 일부를 제외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증시도 17, 18일 이틀 연속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17일 3% 가까이 떨어졌지만, 18일엔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에 힘입어 1.18% 오른 1861.47로 마감했다.

이처럼 세계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국내 증시 전문가들도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경기 둔화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오름세를 당분간 증시의 중요한 변수로 봐야 하며,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의견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지나치며 장기적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는 적절치 않다”는 견해가 맞서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가 80달러에 이를 때까지는 ‘핵심 소비자물가지수’(에너지·식품 가격을 제외한 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90달러를 넘어서고부터는 영향을 주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경우 신용 경색 해소를 위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유가 수준을 모니터링하면서 물가에 끼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봉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유가 급등은 과거 ‘오일 쇼크’ 때처럼 산유국의 일방적인 공급 가격 인상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수요 증가에 있다. 세계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유가가 계속해서 고공 행진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스태그플레이션은 아직 우려에 불과하고 현실화하지 않은 만큼 증시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스태그플레이션 스태그네이션(stagnation: 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오히려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불황기에는 물가가 하락하고 호황기에는 물가가 상승한다. 그런데 1960년대 후반부터 호·불황에 관계없이 물가상승이 계속됐고, 특히 1973년 제1차 석유파동 이후 그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당시 유가인상으로 세계경제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지만, 물가는 급격히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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