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2.21 20:55
수정 : 2007.12.2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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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체 사장들 ‘2008 공통화두는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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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서비스·마케팅 치열한 경쟁 예고
‘모죽’, ‘최고성장책임자(CGO)’, ‘쇼 전도사’, ‘에스오아이피(SoIP)’, ‘전략적 자유도’….
통신업체 최고경영자들이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은 2008년 경영전략 화두들이다. 한결같이 ‘성장’에 무게를 두는 말들이다. 새해에는 통신업체 사이에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와 차별화된 마케팅전략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중수 케이티(KT) 사장은 지난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케이티를 ‘모죽’처럼 성장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나무 가운데 하나인 모죽은 대나무를 심은 뒤 5년 동안은 줄기는 거의 자라지 않고 땅 속에서 뿌리만 뻗다가 5년 뒤부터 하루에 70㎝씩 자라 한달 반 만에 30m까지 키가 큰다”며 “케이티도 뿌리를 뻗는 단계를 지나 민영화 5년째를 맞는 내년부터 모죽처럼 무럭무럭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사장은 “2001년 이후 계속 11조원대에 머물고 있는 케이티 연 매출을 내년에는 반드시 12조원대로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남 사장은 또 “앞으로는 케이티를 에스오아이피 업체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에스오아이피는 ‘인터넷 프로토콜에 기반한 서비스’란 뜻으로, 앞으로 케이티가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면서 유선전화 회사란 이미지도 벗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는 조직 개편과 인사 때도 에스오아이피 사업부문을 강화했다.
김신배 에스케이텔레콤(SKT) 사장은 “앞으로는 나를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라 최고성장책임자(CGO)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내년에는 에스케이텔레콤이 새로운 유망사업 발굴과 국외사업 강화를 통해 성장을 추구할 계획인데, 김 사장은 선봉에 서겠다는 의미로 ‘최고성장책임자’라는 직함을 쓰기로 했다. 실제로 김 사장이 요즘 돌리는 명함에는 직책이 ‘CGO’라고 명시돼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올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이미 케이티에 버금가는 외형을 갖게 됐다.
정일재 엘지텔레콤(LGT) 사장은 “내년 경영전략은 ‘전략적 자유도’ 이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몸집이 작다는 것은 그만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뜻도 된다”며 “몸집이 작은 엘지텔레콤만 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적극 펴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17마일 마일리지 요금제’와 ‘주유 할인 요금제’를 예로 들며 “이처럼 엘지텔레콤만 할 수 있지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에프는 엄두도 못내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주 케이티에프(KTF) 사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을 ‘쇼 전도사’라고 소개했다. 내년에도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쇼’에 올인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내 직함은 ‘최고쇼책임자(CSO)’”라며 “내년에는 쇼를 국외시장으로 확산시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쇼 가입자는 지난 19일 300만명을 돌파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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