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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26 18:49 수정 : 2007.12.26 18:49

최고경영자들 외부활동 자제로 임원급 영입 크게 늘어

미국 기업들이 사외이사로 다른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임원들을 영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인력충원 업체인 스펜서스튜어트의 분석을 보면, ‘에스앤피(S&P) 500지수’를 산정하는 데 들어가는 500대 상장기업의 올해 신규 사외이사 가운데 29%가 시이오 아래급의 임원들이었다. 이는 2001년의 18%에 견줘 11%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스펜서스튜어트의 한 관계자는 “기업 이사회가 다양한 능력의 소유자들을 찾고 있어서” 비시이오 임원들의 사외이사 진출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록스 최고경영자인 앤 멀케이는 부사장으로 있던 1997년 대형 유통업체 타겟사의 사외이사가 됐다. 멀케이는 당시만 해도 시이오가 아닌 임원이 다른 상장기업의 사외이사로 뽑히는 것은 “유행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멀케이의 부하 두사람이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자신이 사장이 된 뒤 다른 회사의 비시이오급 임원 2명을 사외이사로 뽑았다. 멀케이는 “시이오가 아닌 임원들이 사외이사로서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자리가 비면 비시이오급 임원으로 채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시이오 아래급 임원이 사외이사로 많이 진출하는 것은, 무엇보다 최고경영자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시이오들의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 조사한 바로는, 시이오의 25% 이상이 자기 회사 경영에만 몰두하고 있다. 48%는 다른 회사 사외이사를 1개만 맡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사회에 재무와 규제, 마케팅 전문가들을 많이 받아들이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엔론사 회계부정 사건 등이 있은 뒤 만들어진 사베인-옥슬리 (기업개혁)법이 이를 부추기고 있기도 하다. 대체로 시이오들은 임원들과 달리 회사의 모든 분야를 다뤄야 해,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야심적인 임원들은 사외이사 활동을 시이오가 되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 업무에 쫓기는 임원들이 다른 회사 사외이사 구실까지 충실히 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아무래도 자기 회사 일을 우선하게 마련이어서 사외이사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수 있다. 재무, 마케팅 전문가이다 보니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회사의 담당 임원들과 이견을 보이는 등 갈등을 빚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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