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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30 10:20 수정 : 2007.12.30 10:20

최근 수년간 대기업이 '개혁의 대상'이 되면서 잔뜩 움츠려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권교체와 함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역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전경련 및 회원 대기업들을 경제살리기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면서 재계의 의견을 전폭 수용할 뜻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30일 "전경련의 달라진 위상은 이 당선자가 대선이 끝난지 불과 9일 만에 전경련회관을 찾아 기업인들과 대화를 가진 것과 재계가 요청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설립 요청을 당선자측이 흔쾌히 받아들인데서 단적으로 알 수 있다"면서 "달라진 위상에 걸맞게 경제살리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이 이 당선자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난 직후에도 이 당선자가 전경련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대선 전에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사돈관계인 이명박 당시 후보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고 당선자가 대기업 위주로 구성된 전경련에 특히 애정을 보일 경우 중소기업이나 노동계,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그러나 이 당선자의 경제살리기 의지와 '실용' 노선은 이런 시각을 완전한 오판으로 만들었다.

이 당선자는 28일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제가 당선되자마자 이곳을 찾은 것은 조석래 회장을 비롯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해 대기업의 역할을 인정했다. 그리고 "친기업적인 환경을 만들 것이며 애로사항이 있다면 직접 연락해도 좋다"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1961년 전경련이 창설된 이래 대통령 당선자가 직접 찾은 것도 처음 있는 일이지만 당선자가 기업인들에게 '지시'나 '훈계'는 커녕 '간곡한 호소'의 톤으로 이야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이 같은 재계 총수들의 정서를 반영해 간담회 참석자 가운데 한명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5년간 전경련은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제대로 대우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경련의 달라진 위상과 역할은 앞으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활동을 통해 잘 확인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에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대표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정부에서는 총리가 카운터 파트가 될것으로 알려진 이 위원회는 경제살리기를 위한 제도개선과 환경조성에 관해 경제계와 정부가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창구가 될 전망이다.

종전에도 정부와 재계가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 조직은 많았지만 대개 노조나 시민단체 등을 포함하는 '범국민조직'이거나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노사공존 등을 위한 목적이었지 대기업의 경영에 관해 대화하고 협의하기 위한 채널은 없었다.

전경련은 당선자측에서 위원회 구성에 동의함에 따라 곧 위원회의 구성과 활동방향 등에 관한 의견을 정리해 인수위측과 접촉할 예정이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도 이 같은 민관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위원회는 신성장동력 확보, 법과 제도의 정비, 노사관계 안정 등 경제살리기에 필요한 여러 현안들을 폭넓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가 대화상대로 인정해줌으로써 위상이 부쩍 높아진 전경련은 다음달 15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한EU상공회의소(EUCCK), 서울재팬클럽(SJC) 등 주한외국기업 단체들과 공동으로 이 당선자 초청 간담회를 갖는다.

이 모임 역시 전경련이 "외국기업들에게 당선자의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외국인투자유치 의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주도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전경련의 높아진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해준 사례로 지적된다.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환경 속에 그동안 움츠렸던 조석래 회장의 행보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조 회장은 전경련과 산하단체 임직원 200여명과 함께 기름유출 피해를 겪은 충남 태안에서 시무식을 갖고 기름방제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대외활동을 적극화하고 있다.

다음달 18일에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달라진 경제여건을 설명하고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과 동맹관계 강화를 강조할 계획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은 재계 대표단체로서 할 말을 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높일 것이며 대선 국면에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온 조석래 회장 역시 재계 대변인의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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