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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06 13:57 수정 : 2008.01.06 13:57

두부시장을 놓고 대결중인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이번에는 두유 제조기술 유출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공방하고 있다.

6일 업계와 검찰에 따르면 풀무원 기술연구소에 근무중인 A씨는 전 직장인 CJ제일제당의 두유 개발자료 등을 빼돌린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그는 CJ식품연구소의 두유개발 기술자료 530여건, 냉동케이크와 젤리 등에 관한 연구자료 2천300여건 등을 외장 하드디스크로 빼내 2005년8월 풀무원 식품기술 연구원으로 옮긴 뒤 신제품 제조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그를 검찰에 고소한 CJ제일제당은 2002년 개발에 착수한 냉장두유 제조 공정 중 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부분을 풀무원에서 빼돌렸다며 '명백한 영업기밀 유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출된 핵심 기술을 이용하면 콩을 찌는 가열처리 없이 콩가루에서 바로 두유를 만들 수 있어 설비비를 20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는 데다 두유 특유의 비린내가 없고 장기 냉장유통도 가능하다는 게 CJ 측 설명이다. 그런데 2006년3월 출시된 풀무원의 두유 신제품 '비단두유'에 이용된 기술이 문제의 기술과 똑같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또 A씨가 빼돌린 기술 중 두유제조 기술만 따져도 제품 개발비와 신제품 출시 포기에 따른 예상 매출 손실 등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5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우리회사가 개발하던 것과 똑같은 콘셉트의 두유 신제품을 풀무원이 먼저 출시하는 바람에 4년여에 걸친 노력에 무산됐다"며 "기술 유출로 입은 손실에 대해 풀무원 측에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이 문제삼고 있는 기술은 이미 공개된 내용으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를 빼돌리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냉장 두유라는 '비단두유'의 제품 콘셉트가 CJ제일제당 제품과 비슷했을지는 몰라도 콩즙이 아닌 콩가루로 두유를 만드는 기술은 업계에 널리 알려진 내용이라는게 풀무원의 입장이다.

또 '비단두유'를 정식 출시한 게 아니라 마켓테스트 차원에서 직영점 등 일부 매장에서만 잠시 판매하다 반응이 좋지않아 철수시켰는데 유사한 제품이 판을 치는 식품업계에서 경쟁업체가 먼저 상품을 개발했다는 이유로 제품 출시를 포기했다는 CJ측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풀무원은 주장했다.

풀무원은 아울러 '비단두유'의 제조 설비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싱가포르 업체에 의뢰해 만든 것인 데도 이를 CJ측이 핵심기술 유출로 몰아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구속된 A씨가 경쟁사를 오간 것도 식품업계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맞섰다.

풀무원 관계자는 "최근 CJ제일제당에서도 풀무원 출신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업계내 이직은 잦은 일이고 문제의 기술도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있는 수준"이라며 "A씨가 하드디스크에 자료를 담아 빼돌렸는지는 수사중인 사항으로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라고 말했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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