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1.15 19:18
수정 : 2008.01.15 19:28
비정상적 저임금 끝…중 수출가격 10% 인상 가능성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는 값싼 중국산 제품 덕택에 최근 몇 년간 이른바 ‘골디락스’(높은 성장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상태)를 누려왔다. 하지만 중국 내 인플레이션 강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수출품 가격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중국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나라의 물가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는 ‘중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올해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위안화 절상 변수까지 가세하면 중국산 제품 가격이 10%까지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내 인플레이션이 수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션밍까오 씨티은행 중국법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주요 수출품은 국제적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가격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허판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도 “중국의 수출품은 대부분 의류, 신발 같은 단순 일용품들로 중국 내 물가가 올랐다고 해서 바로 수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내 가격상승분을 100% 전가시키지는 못해도 제품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물가상승률 4~5%에 위안화 절상률 8~10%를 합치면 8~15% 정도의 수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생필품 가운데 많은 품목이 중국에서 70~80%를 생산할 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들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국내 물가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승호 중국삼성경제연구원 원장은 “2006년에 인플레가 미미한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만으로 수출품 가격이 4.4% 정도 인상됐다”며 “올해 큰 폭의 인플레와 위안화 절상이 합쳐지면 10%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 더 이상의 골디락스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과잉생산으로 인한 ‘중국발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변화다.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소 중국사무소 소장은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중국의 저임금을 전세계가 향유해 온 것”이라며 “이제는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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