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1.16 19:19 수정 : 2008.01.17 11:55

2

‘통신비 20% 인하’ 구체적 방안 검토
발·수신자 공동부담 방식…‘요금 누진제’ 도입도
업계 “매출감소” 거센 반발속 ‘압박용카드’ 관측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명박 당선인의 ‘통신요금 20% 인하’ 공약을 실천할 방안으로 ‘휴대전화 통화료 발·수신자 분담’과 ‘통신요금 누진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본료 인하와 가입비 무료화 등 피부에 와닿는 통신요금 인하가 이동통신 업체들의 거센 반발로 쉽지 않게 되자, 불필요한 이용을 줄여 통화료 부담을 낮추자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16일 인수위와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수위는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면서 통신서비스 남용 문제도 해결하는 방안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전화를 건 사람(발신자)과 받은 사람(수신자)이 나눠 내게 하고, 많이 쓸수록 요금을 비싸게 내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통화료를 전액 발신자에게 내게 하고 있다.

통신 과소비 문제는 이명박 당선인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통신요금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통화료 발·수신자 분담은 미국과 캐나다 등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으로, 통화료를 발신자와 수신자가 똑같이 나눠 낸다. 10초당 통화료가 20원이라면, 발신자와 수신자가 각각 10원씩 낸다. 이 방식은 불필요한 통화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단말기에 뜬 발신자의 전화번호를 보고 필요한 전화라고 판단되는 것만 골라받기 때문이다. 발신자도 오래 통화하면 수신자의 요금 부담을 늘리는 피해를 주기 때문에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게 된다. 실제로 미국의 휴대전화 이용자 중에는 휴대전화를 ‘매너모드’ 상태로 두고, 가끔 음성메시지나 문자메시지를 확인해 통화가 필요한 경우만 되걸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초기에는 휴대전화에 발신자전화번호표시(CID) 기능이 없어 이렇게 할 수 없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통화량 감소를 우려해 발·수신자 통화료 분담 방식에 반대한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발·수신자 통화료 분담 방식을 도입하려면 요금제를 새로 만든 뒤 모든 이용자들에게 새 요금제로 바꾸라고 강제해야 한다”며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에서는 인수위가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압박용으로 통화료 분담 방식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한 학계 전문가는 “인수위의 통신요금 인하 추진에 이동통신 업체들이 ‘민간기업의 가격 결정에 개입한다’며 거세게 반발하자, 인수위가 정부의 고유 권한인 요금 부과 방식을 개선해 통신요금 인하 공약을 이행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피부에 와닿는’ 통신비 인하 업체들 무한경쟁 내몰아야
▶ ‘친기업적’ 통신비 인하에 업계 표정관리
▶ ‘서민생활비 인하’ 현실성은 흐릿
▶ [사설] 정통부 수술이 통신요금을 내리는 길이다
▶ [유레카] 통신 요금 / 정남구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