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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온양배영농조합의 정재환(41. 왼쪽) 이사가 농산물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들을 위해 사비를 털어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과일의 짬짜면(짬뽕과 자장면)‘인 배와 사과의 혼합 과일선물세트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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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온양배영농조합 정재환 이사, 사비털어 기획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온양배영농조합(조합장 이부영) 정재환(41) 이사가 농산물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들을 위해 사비를 털어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과일의 짬짜면(짬뽕과 자장면)'인 배와 사과의 혼합 과일선물세트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정씨는 최근 울산의 대표 특산물인 배와 사과생산지로 유명한 경북지역의 사과를 각각 10개씩 넣은 배.사과 혼합과일 선물세트를 기획, 상품으로 내놓았다. 짬뽕과 자장면을 반반씩 섞어 중국음식을 시킬 때 고민을 없앴던 '짬짜면'의 원리를 '과일 선물세트'에 적용한 것이다. 수도권 농산물 판매업체와 일부 홈쇼핑 업체에서 배.사과 혼합세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지만 울산에서는 이 같은 시도가 처음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정씨는 온양배영농조합의 협조속에 자신의 사비를 털어 혼합과일 선물세트의 디자인 도안, 포장방법 등을 직접 기획했다. 그의 이런 기발한 시도는 울산배가 맛과 당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과일이지만 바나나와 오렌지 등 수입농산물에 밀려 어려움을 겪는 작목농가들을 보기가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정씨는 "노령층이 태반인 농촌의 경우 판로개척은 물론 이를 위한 새로운 시도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며 "지난 추석때 지인이 배와 사과 반 상자를 테이프로 붙여 선물해온 것을 보고 혼합과일 선물세트를 시작해보자는 욕심을 냈다"고 말했다. 그의 추진력을 토대로 온양배영농조합이 울주군 서생면 등 지역농가와 경북 청송, 문경 등 사과산지 농가들을 동참시키면서 지난주 첫 상품을 내게 됐다.정씨는 "산도가 높아 다른 과일을 멍들게 하는 사과를 배와 함께 담기 위해 포장박스 중간을 갈라 간지를 넣고, 틈을 만들어 오랜 기간 보존될 수 있도록 했다"며 "설에 구매자들의 반응을 보고 호응이 있으면 앞으로 범서 단감, 서생 미역 등 울산의 특산물을 곁들인 혼합세트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지역 일간지 기자로 취재전선을 누비고 있는 정씨는 2003년 태풍 매미의 습격으로 지역 배농가가 쑥대밭이 됐을 당시 울산 전역에서 진행된 '낙과배 사주기'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울산시교육청의 동참을 호소, 2천여 박스(15kg)의 낙과배를 200여개 학교 급식용으로 활용토록 했다. 또 재작년 풍작으로 배값이 폭락했을 때도 '지역 배 사주기 운동'에 적극 나섰고 조선 기자재업체인 이영산업기계㈜의 도움을 받아 추석 명절 지역 독거노인 300여 가구에 제수용으로 쓸 울산배를 1상자씩 선물하기도 했다. 정씨는 "울산배 판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과일 혼합선물세트를 만들었는데 막상 판로 확보가 어려워 걱정"이라며 "지역 기업체와 공공기관 등에서도 지역 농산물 판매 확대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좋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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