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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18 20:19 수정 : 2008.01.18 22:45

코스피지수와 다우존스지수 추이

경기침체 경보 미국발 한파 ‘엇갈린 두표정’

서브프라임 부실 일파만파…부시·연준 부양책 동분서주
코스피 연말대비 8.56% 급락·국고채 금리 5.36%로 하락
국내경제 수출·내수 동반부진 비상등…‘6% 성장’ 먹구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미국 경제 ‘침체’로 이어질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가라앉으면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는다. 한국 경제는 ‘미국에서 기침을 하면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미국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애초 4%대 후반으로 예상됐던 국내 경제 성장률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가 ‘침체’까지는 가지 않고 ‘둔화’하는 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12월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했다. 12월 실업률이 5.0%까지 치솟고 소매판매는 0.4% 하락했다. 미 증시는 연일 폭락세를 보이고 있고 국채 금리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는 경기침체를 막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예정을 앞당겨 18일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경기부양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연준도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이상 내리는 과감한 ‘돈 풀기’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과 통화 정책을 총동원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서브프라임의 거대 부실과, 뒤따르는 주택대출·신용카드·자동차대출의 부실 파도를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소비가 줄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들이 어려움에 빠진다. 이미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발 한파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서만 5조원 넘는 주식을 매도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지난 연말 대비 8.56% 급락했으며, 18일에는 장중에 17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달 6.11%까지 올랐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 달 사이 5.36%(18일)까지 하락했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전형적인 경기 둔화 신호다. 최석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이 추세로 하락하면 자산효과(주가가 상승하면서 소비가 증가하는 현상)가 줄어들고 소비·투자심리도 나빠져 내수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둔화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게 되는 것이다.

애초 지난 연말 국내 연구기관들은 미국 경제가 연간 1.8~2% 성장률 정도는 지켜낼 것으로 전제하고 국내 경제성장률을 4.7~5%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 성장률이 경기침체로 1% 안팎으로 떨어지면, 국내 성장률은 4.5% 선을 지키기 벅차진다.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성장률이 1% 수준까지 하락한다면 국내 성장률은 4% 초중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은 올해 성장 목표치 6%와 더욱 차이가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6일 서브프라임 사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며 오는 25일 세계 경제 전망치를 수정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여기에 중국까지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6일 지급준비율을 15%까지 높이는 등 연초부터 긴축정책을 강도 높게 펴고 있다. 고유선 연구원은 “만약 중국의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고 부동산 거품이 꺼진다면 세계 경제의 동반침체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이본영 기자 shan@hani.co.kr


한달새 재건축 0.81% 급등 ‘버블세븐’ 반등세
부동산세 완화 기대감이 불지펴…투기 조짐도
울산 34평, 대출이자+1천만원 웃돈 거래까지

대통령 선거 뒤 한 달 동안 이명박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자주 부동산 세제의 완화 등을 언급하면서 전국 집값이 상당폭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비수기인데도 시세 상승폭이 가팔라졌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지난 1년여의 내림 안정세가 끝나고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강북 재개발 지역에서는 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18일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대선 뒤 한 달 사이(2007년 12월15일~2008년 1월16일)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경기 모두 대선 이전 한 달(2007년 11월17일~12월15일)보다 각각 0.23%와 0.1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선 이전 한 달 상승률(서울 0.08%, 경기 0.05%)에 견줘 각각 0.15%포인트와 0.10%포인트 높은 수치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도 뚜렷한 상승세로 반전했다. 강남구는 대선 뒤 한 달 사이 0.74%나 급등했다. 앞달 상승폭은 0.05%였다. 지난 한 해 8% 이상 빠졌던 송파구는 대선 뒤 0.18% 올랐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11.4%나 내려 수도권 시장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던 경기 과천은 대선을 전후해 하락세 마침표를 찍고 최근 한 달 동안 0.58% 뛰었다. 부동산뱅크의 길진홍 팀장은 “지난해는 수도권 매맷값이 한차례도 4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한 적이 없었는데, 대선 이후에는 4주 내리 오름세이고, 특히 재건축은 한 달 누적 상승률이 0.81%나 된다”고 밝혔다.

양도세 완화 기대로 재개발 지역에 대한 투기수요 문의도 늘었다. 성동구 성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곳은 재개발 호재 지역이어서 재력이 있어야 집을 사지만, 돈 많은 이들이 실제로 살기에는 낙후된 곳인데다 양도세 비과세의 ‘2년 거주요건’에 묶여 투기수요가 없었다”며 “그런데 최근 2년 거주요건을 새 정부가 없애려 하자 강남권 등에서 집만 사고 전세를 놓는 방식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지방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지방에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가 가장 많이 지정되어 있는 광역지지체인 울산이 대표적이다. 지난 16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차량으로 15~20분 정도 떨어진 울주군 범서읍 구영 새도시 ㅇ아파트에는 평일인데도 이삿짐 차량들이 적지 않았다. 지상 주차장엔 차를 댈 곳이 없었다. 한 달여 전 지상 주차장이 텅 비어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ㅇ아파트와 이웃한 ㄷ아파트도 사정이 비슷했다.

ㅇ아파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정남향의 110·112㎡(33·34평) 1~2호 라인은 팔려고 나온 물량이 드물 뿐더러 간혹 나오는 물량도 2000만~3000만원의 웃돈을 요구하고 있다. 비로열층도 이제는 사려는 이가 중도금 대출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불과 한 달여 만에 매도자(팔려는 이)와 매수자(사려는 이)의 처지가 역전된 것이다. ㄷ아파트는 분양값이 2억1290만원인 전용 113㎡(34평)짜리 로열층 아파트가 대선 뒤부터는 중도금 대출이자를 매수자가 모두 부담하고도 1천만원 이상 웃돈을 줘야 살 수 있는 형편이다. 이곳 공인중개사 김아무개씨는 “이 후보 당선 뒤 각종 규제를 원칙적으로 풀려는 새 정부의 움직임에 부동산 시장도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기 현상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ㄴ공인중개사무소 손아무개 실장은 “얼마 전 한 투자자가 중도금 대출 이자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ㅇ아파트 분양권 둘을 샀다”며 “2005년 분양 열기가 되살아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라고 전했다.

송창석, 울산/김광수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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