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1.22 18:31
수정 : 2008.01.22 21:00
|
지난 달 29일 상하이 홍코오취 윈광쓰루 부동산중개소 앞을 자전거를 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 거리에만 한블럭에 부동산중개소가 10여개 있을 정도로 중개소가 성업을 이루고 있다. 상하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현지관행·법규 철저히 익혀야
단기투자·차익실현 욕심 금물
중국 부동산 투자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한 뒤 투자해야 한다. 중국 부동산 시장을 한국 시장처럼 생각하고 들어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와 해외건설협회 등은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 중 성공 사례로 우림건설을 꼽는다. 우림건설은 2004년 상하이에 지사를 열었다. 당장 프로젝트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1년 동안은 현지 관행과 법규를 익히면서 사업할 만한 곳을 찾아다녔다. 1년 뒤에야 상하이에서 1시간 거리인 쿤산에 땅을 찾았고 입찰에 성공했다. 그러고도 착공은 1년이 더 걸렸다. 중국 컨설팅업체의 조언을 들으며 설계를 10차례나 바꿨다. 김철 상하이 지사장은 “주방 면적을 줄이고 거실과 격리시켰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외식이 많고 집에서 요리하더라도 볶고 튀기는 경우가 많아 거실과 거리를 두기 때문이다.
결과는 깔끔했다. 지난 8월 1차 분양 208채를 여섯달 만에 완료했고, 10월에는 2차 분양 178채를 한달 만에 끝냈다. 김 지사장은 “1차 분양 이후 홍보가 잘돼 2차 때는 중국인들이 많이 몰렸다”며 “반면 한국 스타일대로 지었다가 실패한 기업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로젝트 한 건만 성공시키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업체와 꾸준히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는 업체는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고 중국 공무원들도 쉽게 구별해 낸다”고 설명했다.
에스케이(SK)건설의 글로벌 벤처법인으로 칭다오에 진출한 ‘신영엔지니어즈’의 강영만 총경리도 “프로젝트가 생긴 뒤에야 지사나 법인을 진출시켰다가 뒤늦게 현지 법규와 관행을 익히느라 리스크가 커지는 문제가 있어, 당장 프로젝트가 없더라도 우선 벤처법인을 진출시켜 작은 일부터 하며 현지화와 자생력 기르기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코트라 칭다오무역관의 황재원 차장은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부동산 불패 신화에 젖어 중국을 쉽게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과 달리 집값이 해마다 급속히 떨어져 차익을 누리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아파트의 토지 가치가 매년 최소 70분의 1씩 감가상각된다. 중국 땅은 국유지다. 아파트 소유자들은 토지의 사용권만 최대 70년 갖고 있다. 황 차장은 “한국은 노후화할수록 재건축 기대로 집값이 오르기도 하지만 중국은 재건축 개념도 없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칭다오/송창석 기자
협찬 :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그룹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