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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 중인 냐오차오(새둥지) 주경기장 앞으로 지난 3일 건설노동자가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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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비용 160~400억 달러 이르러 GDP 1.3% 차지
‘잔치’ 뒤 투자처 확보가 관건…상하이 박람회 ‘기대 ’
진단! 차이나 리스크/
⑥ 베이징올림픽 효과
올해 8월로 다가온 베이징올림픽은 최근 부쩍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온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다.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중국의 발전이 정체하거나 기존의 거품이 꺼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2008년 세계 경제 초미의 관심사다. 가장 큰 염려는 올림픽 전에 이뤄진 집중적인 설비 투자다. 분명 경제적 효과는 있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토목사업 올림픽=2~3달 뒤면 완공될 새둥지 모양의 국가체육장(주경기장)은 몇달 전부터 윤곽을 드러냈다. 9만1천석 규모의 경기장엔 철강 4만2천t이 투입됐으며, 값을 매긴다면 4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37곳의 경기시설과 선수촌이 대개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새로 들어선 시설은 이뿐만이 아니다. 도로·지하철 등 교통시설과 ‘친환경’을 강조하며 도심에 확보한 녹지까지, 올림픽 준비는 그 자체로 거대한 토목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집중적으로 진행한 각종 경기시설 및 기반시설 구축 작업은, 올림픽 개막과 동시에 모든 공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매일같이 뚝딱거리던 공사장은 한동안 자취를 감출 것이다. 경기장 건설 비용을 포함한 베이징올림픽 운영 비용의 공식적인 예상치는 160억달러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지난해 중국 국가총생산(GDP)의 1.3%에 이른다. 이만한 규모의 투자 요인이 갑자기 사라지면, 전체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없을 수 없다. 과거 개최국의 경험에 비춰 올림픽 뒤 중국 경제의 위기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이를 ‘불필요한 과장’이라고 일축한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 웨이지중 고문은 “올림픽 뒤 경제가 약간 후퇴할 수는 있으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집값, 주가, 물가 등과 관련해 난무하는 올림픽 관련 비합리적 투기성 예측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행 주민 부행장은 “올림픽 준비 기간의 성장 속도가 비교적 빠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옛 소련, 독일 등 비교적 큰 나라에서는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경제적 영향은 거의 없었다”며 중국의 규모를 강조했다.
베이징 지역 토목사업의 수요가 계속 이어질 거란 계획도 나왔다. 베이징시 발전개혁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올해 고정자산 투자 성장목표는 11%다. 지난해 15%에 견줘선 적은 수치지만, 왕하이핑 부주임은 “여전히 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올림픽 설비 투자의 높은 기여도를 인정하면서, 올해부터는 환경보호시설과 보급형 주택 및 신도시 건설 등으로 투자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림픽 관련 시설이 베이징 지역에만 집중되기 때문에, 중국 전체 경제와는 큰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나 서부대개발 사업 등이 여전히 토목사업의 ‘큰 손’ 노릇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의 향방도 관심거리다. 많은 투자자들은 올림픽이 중국 증시에 호재가 되기를 기대하면서도, 올림픽 뒤의 투자 유출을 걱정한다. 베이징대학 금융증권연구소 차오펑지 소장은 “올림픽은 증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아니다”라며 “올림픽 이후 중국 자본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냈다.
■ 기회의 바다=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을 찾을 관광객은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충칭(중경) 지역 여행사들이 연합해 베이징-장강삼협 여행상품을 제안하는 등 중국 전역 관광·여행업계에서는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텔레비전을 통해 올림픽 중계방송을 시청할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40억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겨냥한 글로벌 기업들의 홍보마케팅에 중국 기업도 동참한다. 베이징올림픽 공식 글로벌 파트너 12개사 가운데는 2005년 아이비엠 피시(PC) 부문을 인수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레노보(롄샹)가 끼어있다. 코카콜라, 아디다스, 삼성전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레노보 쪽은 “올림픽은 중국 외 지역에 레노보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며 “레노보는 이제 세계적인 스포츠 활동을 후원하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밝혔다. 레노보는 56곳 경기장에서 컴퓨터, 프린터 등 2만대의 전산 제품을 후원한다.
서방이 줄곧 물고 늘어지는 중국의 ‘아킬레스 건’인 환경과 인권 문제에서도 이번 올림픽은 분기점이 될 것이다. 베이징의 대기오염에 대한 올림픽 관계자들의 우려는 작지 않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조직위원장이 일부 경기 종목의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고, 미국 대표팀이 베이징을 피해 한국에 숙소를 마련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설도 있었다. 중국이 ‘그린올림픽’ 개최에 성공하면, 앞으로 국제사회의 외교와 교역에서 큰 짐을 덜게 된다. 인권 문제나 근래 급격히 증폭된 ‘짝퉁’ 및 유해물질 논란도 마찬가지다.
베이징/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협찬: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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