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1.29 19:33
수정 : 2008.01.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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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부가서비스가 변경된 신용카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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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채 조달비용 크게 늘자 각종 할인 줄여
신용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속속 줄이고 있다. 표면상 서비스 변경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서비스 축소가 대부분이다. 조달금리 상승 등 변화된 영업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는 카드사들의 자구책이지만, 유용한 부가서비스를 보고 가입했던 고객들로서는 뒤늦게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신한카드의 아침애카드는 올해 들어 이마트나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 결제 때 제공하던 10% 할인 서비스를 5%로 축소했다. 또 이동통신 요금을 자동이체할 때 주던 통화료 5% 할인 서비스도 폐지했다. 삼성카드의 이마트티클래스카드도 주말에 이마트에서 결제하면 결제액의 1%를 적립해줬으나, 최근부터 0.8%로 적립률을 낮췄다. 이 카드사의 빅앤빅아멕스카드나 애니패스카드도 영화 할인 서비스를 받으려면 과거엔 앞달에 10만원 이상 실적만 있으면 됐으나, 올해 들어서는 직전 3개월 동안 평균 3개월 이상 사용해야 한다.
또 KB카드의 스타카드는 매월 7, 17, 27일에 제공하던 30% 피자헛 할인 서비스를 폐지했고, 현대카드S와 롯데맘앤데디 카드도 각각 인천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서비스와 롯데백화점이 주최하는 문화 강의료 20% 할인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 외의 카드사들도 부가서비스를 이미 줄였거나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일방적인 서비스 축소는 아니라고 말한다. 문승철 국민은행 차장은 “피자헛 할인 중단은 피자헛과의 계약 종료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그 대신 교보문고에서 책을 구입할 경우엔 3천원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사의 속사정은 조금 더 복잡하다. 지난해 급등한 카드채 금리에 따라 조달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카드채(AA0 등급, 1년물) 금리는 지난해 초 5.12%에서 지난해 말 6.38%로 1년 만에 1.26%포인트 올랐다. 가령 1조원어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카드사가 부담하는 이자비용이 종전보다 126억원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카드사가 카드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44조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축소를 놓고 카드사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도 미국발 금융부실 사태 등으로 영업환경이 크게 나빠진 상황을 고려해, 카드사에 대한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김영기 금융감독원 팀장은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내실 경영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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