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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2007 사회적기업 시상식’이 열린 서울 마포구 동교동 실업극복국민재단에서 수상자들과 송월주(왼쪽에서 네 번째) 실업극복국민재단 이사장, 문국현(왼쪽에서 세 번째) 창조한국당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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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빈곤층 고용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
‘연매출 10억’ 미래이엔티 등 성공모델 안착
실업극복재단 ‘사회적 기업’ 시상식
폐플라스틱 재활용업체인 미래이엔티는 겉보기에 평범한 중소기업이다. 임직원 평균월급은 150만원 정도이고, 올해부터 주5일제 근무제를 시작했다. 플라스틱과 금속재가 한데 섞인 물건들까지 분류·분쇄하는 신기술을 개발한 덕에 올해부터는 중국 등지로 수출에도 나선다. 김석동 미래이엔티 대표는 “비용절감 노력 등을 바탕으로 해마다 5~6%씩 임금을 올려주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떠나기 싫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미래이엔티의 비범함은 구성원들의 면면에서 드러난다. 35명 임직원 대부분이 장애인, 빈곤층 등 이른바 취업취약계층 출신이다. 지역자활지원센터에서 출발한 회사는 이제 연매출 10억원을 돌파하며 ‘사회적 기업’의 성공모델이 됐다. 회사가 커지면서 회계나 전산관리와 같은 전문직 업무도 생겼지만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내부인력을 키워서 충당했다. 자녀학비 지원이나 의료서비스 같은 직원복지는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는 대신, 사회적 기업 운영 노하우를 전파하고 매출액의 5% 정도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실업극복국민재단은 30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서 열린 ‘2007 사회적기업 시상식’에서 미래이엔티에 대상을 수여했다. 동천모자는 경영혁신상을, (주)이장과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이 가치혁신상을 받았다. 사회적기업가상에는 지난 7년 동안 도시축제, 문화카페 등을 통해 광주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힘을 쏟은 ‘사회적예술기업’의 한길우 대표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빈곤층·장애인 취업난, 낙후된 농촌경제, 박제화된 전통문화 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기업적 방식’으로 해결해냈다.
사회적 기업에게 중요한 화두는 ‘기업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이다. 취지가 훌륭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에 실패하면 이들의 도전은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밖에 없다. 수상기업들은 매출 및 자본유치 실적, 고용의 질,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네트워킹 등 실업극복국민재단이 설정한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했다.
서울시에 위치한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동천모자는 야구모자부터 군모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유명패션업체와 군에 납품한다. 지난해 직원 1인당 월평균 매출이 110만원대인데, 해마다 22%의 매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주)이장은 지난해 250여건의 생태마을·농장 등 개발사업과 컨설팅을 진행했으며, 35명 직원들의 1인당 월평균 매출액도 350만원이나 된다. 또 전북 전주지역의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은 한옥마을, 전통술 박물관 등을 운영하며 지역문화의 관광자원화를 이끌고 있다.
이은애 실업극복국민재단 사무국장은 “국내 사회적 기업은 일자리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은 있지만, 미래이엔티처럼 직원의 처우와 복지까지 꾸준히 개선해나가는 곳도 있다”고 평가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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