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01 20:05
수정 : 2008.02.01 20:05
“실적부진에 매각·분사 검토”
‘스타텍’과 ‘레이저’로 우리나라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세계 3위의 휴대전화업체인 미국의 모토롤라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휴대전화 부문을 분리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세계 휴대전화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모토롤라 돈 맥클렐런 전략담당 부사장은 31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샤움버그에 있는 본사에서 “각 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휴대전화 부문의 매각이나 분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토롤라는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를 대중화해 ‘휴대전화의 종가’라고까지 불렸으나 지금은 삼성전자에게도 추월당해 3위로 밀려났다. 2006년 레이저로 돌풍을 일으켜 실적이 나아지는 듯 했으나 제대로 된 후속 모델을 내놓지 못해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이 12%대로 떨어졌고, 영업수지도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모토롤라의 주요 주주들은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매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모토롤라는 매출의 절반을 휴대전화 사업에서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제이피모건 애널리스트의 말을 빌어 “모토롤라가 3세대 휴대전화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대응하지 못해 고전해왔다”며 “상황을 호전시키는 방법으로 삼성이나 엘지 같은 한국의 휴대전화 업체들과 제휴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미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 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은 모토롤라의 발표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모토롤라의 부진을 틈타 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생산, 연구개발, 유통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모토롤라는 국내 업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만약 매각한다면 중국 업체 쪽에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수민 김재섭 기자
wikka@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