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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과 달리 대형마트는 제수용품을 사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3일 신세계 이마트 용산점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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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경기 양극화
대형 유통업체와 재래시장의 설 대목 경기가 뚜렷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의 경우 설 선물세트 매출이 2일 현재 지난해 설에 견줘 30~40%대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동·남대문·중부 등 서울 시내 주요 재래시장에선 설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경기가 얼어붙었다. 한우·갈비세트 불티 매출 30~40% 늘어인터넷·홈쇼핑에 밀려 재고부담에 값 더 인하 # 1. 3일 낮 12시께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지하 2층 상품권 매장. 설 선물로 상품권을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000만원짜리 상품권 패키지 ‘H-노빌리티’를 구입한 박아무개(서울 강남구 논현동)씨는 “늦게 온 탓에 30만원권 상품권을 받지 못해 아깝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H-노빌리티’ 구입 고객 선착순 500명에게 30만원권 상품권을 증정했는데, 2일까지 500세트가 모두 판매됐다. 이날 오후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매장도 설 선물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정육코너에서 선물용 상품을 둘러보던 홍아무개(서울 종로구 평창동)씨는 판매사원이 80만원짜리 프리미엄 암소 한우세트가 몇 개 남지 않았다고 설명하자 서둘러 구입했다. 애초 50세트 준비한 이 한우세트는 다 팔려 추가로 25세트를 만들었는데, 이미 12세트가 팔린 상태였다. 롯데백화점의 고액 상품권 세트도 불티나게 팔린다. 올해 처음 선보인 100만원짜리 ‘복 상품권’은 1천세트가 판매 시작 2주일 만인 지난달 21일 이미 동이 났고, 1천만원짜리 ‘프레스티지 상품권’ 세트도 1월 말까지 2500세트 중 2400세트가 팔렸다. 현대백화점도 33만원·45만원짜리 ‘제주 흑한우세트’를 100세트 모두 판매했다. 프리미엄 과일 세트는 일반 과일세트 매출 증가율보다 3배 높은 120%대의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 신헌 전무는 “상품군별로 프리미엄 상품이 설 선물세트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들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에서도 프리미엄급 세트 매출이 두드러진다. 홈플러스의 경우 한 세트에 31만원인 ‘으뜸선 한우 특선냉장세트’는 지난해 설보다 세배 이상 매출이 늘었고, 45만~50만원선인 ‘으뜸선 한짝 갈비세트’, ‘으뜸선 소 한마리세트’도 12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과일류도 프리미엄급 과일혼합세트의 매출 신장률이 378%, 배세트는 207%, 사과세트는 178%를 기록했으며 수산물 역시 20만원대 ‘알배기굴비’가 180%, 35만원짜리 ‘명품영광굴비’가 140%씩 매출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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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임에도 남대문 상가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 예전보다 한산한 분위기다. 3일 한 상인(맨 왼쪽)이 남대문시장에 걸린 현수막 아래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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