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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전자 직원들이 1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2008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대용량 고화질(HD)급 영상을 고속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유력한 4세대 이동통신 표준(LTE·Long Term Evolution) 무선 시연을 해보이고 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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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개막
3G보다 50배 빨라…단말기 제약 없어LG·삼성 등 기술표준 선점 경쟁 치열 ‘4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을 잡아라!’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전문 국제회의 및 전시회인 ‘2008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가 1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모두 5만여명의 전문가들이 찾아올 예정이다. 올해는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노키아와 모토롤라, 소니에릭슨 등 세계적인 이동통신 장비·서비스 업체 1200여곳이 참여해 새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장비업체들은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직접 시연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4세대 이동통신은 정지 상태에서 초당 10억비트(1Gbps), 60㎞ 이상 속도로 이동할 때는 초당 1억비트 이상의 데이터통신 속도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동 중에는 3세대 이동통신(WCDMA)보다 50배, 정지해 있을 때는 초고속인터넷보다 10배 이상 빠르다. 또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어떤 단말기로나 이용할 수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해 이런 4세대 이동통신 기술 기준을 마련하고, 유력한 표준 후보로 ‘엘티이’, ‘모바일 와이맥스’, ‘엠비더블유에이’ 등 3가지를 꼽았다. 엘티이는 엘지전자와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노키아, 퀄컴, 모토롤라가 밀고 있고, 모바일 와이맥스는 삼성전자, 엠비더블유에이는 퀄컴이 각각 독자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엘지전자는 이 가운데 엘티이 기술로 구현한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연했다. 초당 상향(단말기→통신망) 4천만비트, 하향(통신망→단말기) 6천만비트 속도의 이동통신망을 구축해 고화질 생중계 화면을 끊김없이 보여주고, 700메가바이트 크기의 영화 한편을 1분30초만에 내려받는 모습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줬다. 사용자제작콘텐츠(UCC)와 감시카메라 화면 실시간 전송 같은 4세대 이동통신 기반의 응용 서비스도 보여줬다. 엘티이는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에프(KTF)가 제공하는 3세대 이동통신(WCDMA) 서비스를 4세대 이동통신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실제 모습의 서비스를 시연하기는 처음이다. 엘티이는 기존 3세대 이동통신망과 쉽게 연동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가장 유력한 4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안승권 엘지전자 엠시사업본부장은 “엘지전자는 노던텔레콤, 알카텔 등과 함께 한 이번 시연을 통해 4세대 이동통신 기지국과 단말기 기술을 확보한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며 “4세대 이동통신 장비 상용화와 기술 표준화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와이브로와 유럽방식(GSM) 휴대전화 사이의 ‘핸드오버’ 기술을 처음으로 시연했다. 회사 쪽은 ‘와이브로 전용관’을 꾸며, 와이브로 기지국과 단말기도 선보였다. 와이브로란 빠르게 이동하면서도 인터넷을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고, 핸드오버란 끊김없이 통신망 사이를 오갈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통신망을 통해 연결된 통화나 인터넷이 유럽방식 휴대전화 통신망으로 넘어가서도 끊기지 않는 모습을 시연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앞선 와이브로 기술로 통신 기술의 주도권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번 시연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 시장에서도 와이브로 확산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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