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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12 19:18 수정 : 2008.02.12 23:06

광의통화(M2) 금융기관유동성(Lf) 증가율 추이

총통화 11.5% 늘어…과잉유동성 심각
“너무 많이 풀린 돈 집값·물가 부추길라”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은 불안한 반면 부동산시장 기대감은 높아지면서 여전히 풍부한 시중자금이 다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물가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은행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시중에 돈이 얼마나 풀려 있는지를 나타내는 통화·유동성 지표들은 전달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광의통화(M2)는 전년동기 대비 11.5%, 금융기관유동성(Lf)은 10.6% 증가해 전달보다 각각 0.2%포인트씩 높아졌다.

게다가 1월 이후에는 유동성 증가세가 더 거세질 조짐이 보인다. 우선 1월에 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이 11조5천억원이나 급증했다. 한은은 설자금 수요, 인수합병 자금 수요 등 일시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예년 연초에 견줘 증가액이 너무 크다.

최근 은행 자금사정이 풀려 은행들의 대출경쟁이 다시 불붙을 여지도 생겼다. 지난달 은행의 정기예금은 무려 20조3883억원이 증가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덕분에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나 은행채 발행을 줄여 시중금리도 하락세다. 금리가 내리고 대출이 늘어나면 시중유동성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은도 “1월 광의통화 증가율은 12% 중반, 금융기관유동성은 11% 안팎으로 12월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많이 풀린 시중의 뭉칫돈들은 현재 단기상품에 머물며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는 지난 한해 동안 10조4천억원이 줄었지만 올 들어서는 한달에만 8조7천억원이나 증가했다.

과잉유동성과 단기부동자금 증가는 부동산가격과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외 주식시장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금리는 내려가고 물가는 올라 실질금리가 2%대밖에 안 된다”며 “부동산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주식·예금에 만족 못하는 시중자금이 다시 부동산시장으로 몰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택 유진증권 연구원도 “현재 물가상승은 고유가 같은 비용 측면의 영향이 크지만 과잉유동성이 뒷받침되면 수요 측면에서도 상승 압력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근본적 원인도 저금리로 인한 과잉유동성이었다.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4%대에 이르고 과잉유동성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콜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한은이 ‘물가와 과잉유동성’에 무게를 둘지 ‘경기둔화 우려’에 방점을 찍을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 통화·유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는 협의통화(M1), 광의통화(M2), 금융기관유동성(Lf), 광의유동성(L) 등이 있다. 현금에 은행의 결제성예금을 더한 것이 협의통화, 여기에 만기 2년 미만 예·적금 등 단기 금융상품을 추가한 것이 광의통화, 광의통화에 2년 이상 예·적금 등을 더한 것이 금융기관유동성(Lf)이다. 광의유동성은 금융기관유동성에 기업·정부부문 금융상품을 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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