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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국은행총재가 13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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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압력도 함께 고려…상황 좀 더 지켜볼 것”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경제성장률 전망이 아래쪽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러나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되면서 일반인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앞으로 경기 하강 위험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모두 고려해 통화정책을 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입장은 경기흐름이 기대만큼 낙관적이지 않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되는 만큼 당분간 콜금리를 현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상황변화를 관망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의 물가 상승률이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연결돼 높은 물가상승률이 고착화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며 "경기가 나빠져 고용이나 가계소득에 짐이 되는 상황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따라서 "이 둘 사이에서 (통화정책이) 균형을 취해야 하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동향, 미국의 경제 동향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데 한은은 이런 불확실성을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크면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도 말했다. 이 총재의 이런 발언을 종합할 때 한은은 당분간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은 채 경기와 물가를 관망하면서 둘의 위험 정도를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론 주장의 근거가 되는 내외 금리차의 확대 우려에 대해 "국내 금리가 높고 외국 금리가 낮아 차이가 벌어지면서 채권시장으로 외자가 유입될 유인이 커졌다"며 "그러나 환율 쪽 유인이 작아졌기 때문에 외자 유입이 갑자기 크게 늘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그러나 이 총재는 "전체적인 경제성장 전망은 아래 쪽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경기 하강을 우려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최근 낮아지고 있고 이것이 우리나라의 수출과 소비심리 등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물가 상승률은 하반기로 가면 조금씩 내려갈 것으로 이 총재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경기 하강 조짐이 나타날 경우 통화정책의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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