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2.17 09:58 수정 : 2008.02.17 09:58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 개막돼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주주들의 권익찾기 움직임과 기업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의 넥센타이어[002350]와 코스닥시장의 인지디스플레[037330]이가 올해 첫 정기주총 테이프를 끊은 데 이어 주요 기업들의 정기주총이 다음달 말까지 이어진다.

특히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특검수사가 진행중인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주주들의 질타와 해당 기업의 대응이 이번 주총시즌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가 지분율 5% 이상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해 사외이사 및 감사선임을 위한 주주제안 등을 한 상태여서 경우에 따라서는 주총장에서 격돌이 예상되며 주총시즌의 단골메뉴인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공방도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주총시즌 본격 돌입 = 넥센타이어와 인지디스플레이는 12월 결산 상장법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2일 각각 주총을 열어 정기주총 시즌의 막을 올렸다.

이들 2개 기업을 포함해 지난 15일 현재 정기주총 소집결의를 한 상장기업은 유가증권시장 156개와 코스닥시장 144개 등 총 300개 기업에 이른다.

주요기업으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POSCO[005490](2.22), CJ[001040](2.29), 한국전력[015760](2.29), 대림산업[000210](2.29), LG필립스LCD[034220](2.29), LG데이콤[015940](3.7), 현대차[005380](3.14), 신한[005450]금융지주(3.19), 국민은행[060000](3.20) 등이다.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인 GS홈쇼핑[028150](3.7), 아시아나항공[020560](3.14), 안철수연구소[053800](3.14), 주성엔지니어링[036930](3.21) 등도 주총일정을 확정했다.

상장법인들이 특정일에 주총을 몰아서 여는 이른바 '주총데이'가 언제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기업들의 이 같은 주총 몰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주들의 비판과 견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여기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까지 정기 주총일정을 증권예탁결제원에 통보한 총 239개 상장법인 가운데 3월14일 63개 기업, 같은 달 21일 33개 기업의 주총이 몰려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주총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상장법인 가운데 상당수가 주총일정을 3월14일이나 21일 중 하루를 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전체 상장사의 30%인 477개사가 3월23일 동시다발적으로 정기주총을 개최한 바 있다.

◆'비자금의혹' 삼성그룹 계열사 최대 관전포인트 = 올해 정기주총 시즌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특검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삼성그룹 계열사 등에 대한 주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개혁연대는 올해 주총에서 차명계좌 개설 등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과 연계된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우리금융[053000]지주와 함께 삼성증권[016360](또는 삼성화재[000810]해상보험)의 주주총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최한수 경제개혁연대 연구팀장은 "주총참여를 위해 관련 기업들에 주주명부를 신청, 주주를 모을 계획"이라며 "주총에서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은닉 의혹과 관련, 해당 기업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내부의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어떻게 진행할지 등을 철저히 따지겠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두산중공업[034020] 주주총회에 참석해 박용성 두산[00150]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문제를 둘러싸고 회사 측과 공방을 벌였다.

이 때문에 올해 삼성비자금 의혹 관련 기업의 주총에서도 경제개혁연대 등 소액주주들과 회사 측 간의 갈등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삼성증권과 삼성화재는 3월결산 법인이어서 올해 정기주총은 4월이후에나 열릴 예정이다.

참여연대는 올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장기업의 주총 참석 여부를 내부적으로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경제개혁연대가 물리적 일정 등이 맞지 않아 참석할 수 없는 상장법인 수개에 대한 주총참석을 고민중이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주총 참여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다음주 중에 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주총확정 '차일피일' = 경제개혁연대 등의 이 같은 움직임 때문에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17일 현재까지 구체적인 주총일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에는 2월28일 일제히 정기주총을 개최했지만 올해는 전방위로 진행되는 특검수사 때문에 주총이 사실상 다음달로 넘어간 상태다.

특검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주총일정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중공업[010140]과 제일모직[001300]은 다음달 28일 정기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나머지 계열사들도 이날 동시 다발적으로 주총을 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제일모직은 3월28일 정기주총을 열 계획이다. 다른 계열사들도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하성펀드', '소액주주 경영권 견제'도 주목 =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는 올해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최근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에스에프에이[056190]와 한국전기초자[009720], 벽산건설[002530], 대한제분[001130], 성지건설[005980] 등에 대해 잇따라 사외이사 또는 비상근이사 감사 선임을 위한 주주제안을 했다.

펀드 측의 인사를 비상근이사나 감사로 선임해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은 물론, 투명한 기업경영을 직접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펀드 측은 올해 해당 기업들의 주총에 참석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않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주총장에서 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펀드 측과 오랜 갈등을 빚어온 벽산건설의 주총이 주목된다.

펀드 측은 지난 4일 벽산건설에 대해 비상근 감사 1명을 추가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했다며 벽산건설은 대주주인 ㈜인희와의 거래 문제점을 시정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했지만 경영진과 이사회는 아직까지 이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경영권 분쟁 재연 전망 = 경영권 분쟁이 잦은 코스닥업체들 가운데 주주이익 확보를 위한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경영참여 시도가 전개될 예정이다.

AMIC[039790] 소액주주연대는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사 6인과 감사 2인을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할 계획이다. 버추얼텍[036620]과 산양전기[079870]도 대주주가 우호지분을 확보해 현 경영진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 주주들과 기업 경영진의 경영권을 둘러싼 공방이 생길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이번 주총시즌에서는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에 대한 주주들의 대책마련 요구와 최근 주가급락에 따른 기업의 배당금 조정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 기관투자가들의 주주행동주의 등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귀원 곽세연 기자 lkw777@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