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폐보다 크기가 작고 색상도 다양해진 새 화폐가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화폐 도안의 인물(세종대왕, 이이, 이황)은 국민 합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바꾸지 않기로 했다. 17일 한국은행은 재정경제부와 이런 내용의 새로운 은행권 발행안을 확정하고 18일 오전 구체적인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애초 한국은행은 위조 지폐 방지를 위해 인물 도안을 포함한 전면적인 교체를, 재정경제부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위폐 방지 기능만 강화하자고 주장해 왔으며, 이번 안은 절충 성격이 강하다. 우선 지폐의 크기가 지금보다는 크게 줄어든다. 현재 우리나라 1만원권의 크기는 가로 161㎜, 세로 76㎜인 데 반해, 전세계 은행권의 평균 규격은 가로 148.0㎜, 세로 70.5㎜이다. 한은은 지폐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고 사용의 편리성과 지폐 제작비용 측면에서도 크기가 작은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폐 잉크 색상도 현재 1만원권은 녹색, 5000원권은 황색, 1000원권은 주황색으로 비교적 단순한 색상을 채택하고 있으나, 새 은행권은 여러 색을 함께 쓸 것으로 보인다. 복합 색조로 화려한 디자인을 채택할 경우 위조 지폐범들이 미묘한 빛깔의 차이까지 그대로 모방한 위폐를 만들어내는 것이 힘들어 위폐 방지 효과가 높아진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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