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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조직·특화·인력극대화 3박자…업계 긍정 영향
“정보·소비취향 급변해 더 늘것”…성장한계 지적도
명품잡지와 철제 조각품, 유에스비(USB)….
언뜻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경기도 수원 월드컵경기장 인근의 아이오셀에는 명품잡지에서 조각품까지 패션업체에나 어울릴법한 장식물이 즐비하다. 임직원 27명으로 이동식 저장장치를 만들어 한해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 회사가 풍기는 첫 인상은 범상치 않다. 자사 제품들은 유명 전시회 출품작처럼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유리 진열대 안에 비치돼있다. 디자인팀원들과 함께 인근 미술관과 전시회를 즐겨 찾는 아이오셀의 강병석 대표는 “뱅앤올룹슨이 전화기나 티브이에 수천만원의 가격을 매길 수 있는 힘은 디자인”이라며 “시장 성숙기에 접어든 유에스비도 명품 지위를 얻으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당백’ 미니기업들이 중소기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오셀을 비롯해 동성중공업, 심팩이엔지, 엘코스, 티엘아이 등은 열린 조직문화, 특화된 틈새시장, 인적자원 극대화 등을 바탕으로 한 사람당 5억~1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초우량 미니기업들이다. 이들은 6명이 일하면서 미 항공우주국에까지 납품을 하는 일본의 금형업체 오카노공업, 직원이 20명뿐이지만 세계 최고의 과학수사 장비업체로 꼽히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로핀처럼 창의와 혁신으로 ‘다윗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오셀은 특히 기동력과 유연함이 돋보인다. 회사내 조직은 경영지원과 연구개발 부문뿐이고, 생산라인은 100% 아웃소싱했다. 조현덕 기술전략팀장은 “직급체계와 상관없이 수시로 자유롭게 모여 회의를 한다”면서 “제품 이름 중 티타임, 카스텔라 등 군것질을 연상시키는 이름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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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백필규 연구위원은 “50명, 100명 이상으로 기업규모를 키울 경우 경영전략이나 품질관리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데 이들이 따라잡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한때 영업이익률이 20%대에 이르렀지만 최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반도체설계회사들의 예에서 보듯, 관련시장이 성숙하면서 성장한계를 맞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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