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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22 20:08 수정 : 2008.02.22 20:08

월별 무역수지 추이

5년만에 석달연속 적자…1월 ‘-39억달러’ 최악
“흑자기조 무너지고 수출마저 타격 입을라” 우려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 여파로 지난 1월의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월 들어서도 20일 현재까지 30억달러가 훨씬 넘는 적자를 내면서 5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1월 무역수지 적자가 36억9900만달러로 최종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 97년 1월의 적자 34억8천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이다. 산자부의 오정규 무역투자진흥관은 “지난달 적자 37억달러 가운데 32억달러는 순수하게 원유 수입대금이 늘어난 부분”이라며 “연초부터 원유 값이 워낙 빠르게 상승해 적자폭이 애초 신고액을 기준으로 작성했던 잠정치(33억8천만달러)보다 크게 늘게 됐다”고 설명했다.

2월에도 적자 기조가 더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가 20일까지 수출입 실적(통관 신고액 기준)을 잠정 집계한 결과, 수출은 179억5069만달러인데 수입은 218억2184만달러로 이미 1월보다 더 많은 38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통상 월말에 수출이 몰리는 점을 고려할 때 막판에 적자폭을 조금 줄일 순 있겠지만 적어도 30억달러 안팎의 적자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칫 지난 1998년 이후 10년째 지켜온 연간 무역수지 흑자 기조마저 무너지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원유·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와 콩·밀 등 곡물의 국제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이들 품목에 대한 수입액이 대폭 늘어나 수출의 꾸준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가 안 좋다”고 말했다.

더 큰 걱정은 원자재값 상승이 수출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줘 수출 증가세도 둔화할 가능성에 있다. 또 미국 경제의 침체가 세계 경제의 둔화로 확산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주요 수출기업들은 수출 경기의 둔화에 대비해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주간 단위로 점검에 들어갔다.

원유나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바로 타격을 받고 있는 석유화학업계나 철강업계 외에도 자동차, 전자, 조선 등 대부분 수출 주력업종들이 비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수주하는 물량은 후판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기 때문에 적자를 우려하지 않지만 2~3년 전에 수주한 배는 수지가 나빠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말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이 가전을 중심으로 북미시장 상황에 대해 일주일 단위로 판매, 재고, 채권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여파로 미국 주택경기가 침체하고 금융경색이 심화할 경우 북미시장의 전자제품 수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희 김회승 이형섭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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