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26 15:54
수정 : 2008.02.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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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행복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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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비자금이 10조가 넘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0조라는 돈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돈이다. 한국 증시의 시가 총액이 잘나갈때 1000조였는데 거기에 비하면 1%에 해당하는 돈이다. 대한민국 예산이 200조라고 할때 예산의 5%에 해당하는 돈이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쌈지돈 10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비리라는 것 이외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 기업주가 돈을 빼돌려서 차명계좌에 담아놓고 대한민국 정부와 사법부,입법부에 수많은 로비를 펼치고 있는 모습은 초라하고 서글프기 까지 하다.
무엇이 아쉬워서 권력에 빌붙으려고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삼성이 가진 자산과 돈이라면 대한민국의 황제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엄청난 돈인데 그런 돈을 가지고 권력에 빌붙어서 불법을 감싸 달라는 로비를 하겠다는 발상을 하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비자금조성의 다양한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오너 일가를 위해서 일부 가신들이 과잉 충성을 했다는 정황도 보이고 특별한 목적도 없이 관행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보인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는 자만심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긴 들키지만 않는다면 비자금 처럼 좋은 것도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격한 법률을 적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의 경영진이 불법을 몰랐을리는 없고 간이 얼마나 크길래 이런 행위를 대놓고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들이대면 한가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발견되면 수많은 다른 불법도 추정이 가능한데 삼성이 어디까지 잘못된 것인지 참으로 답답한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이 비자금만 조성하고 다른 모든 일에서는 엄격히 법을 지켜왔다고 한다면 소가들어도 웃지 않겠는가?
오너는 모르겠지만 삼성의 핵심인 이학수 부회장이 관련돼 있다면 삼성의 경영진 모두가 비자금에 연루되어 있거나 비자금을 묵인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해진다. 왜냐하면 이학수 부회장의 심복 중 심복이 계열사 사장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그렇다.
기업이 돈을 위해서 이런 저런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때 삼성은 오히려 반대로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금융실명제를 하고 FIU를 통해서 2000만원 이상의 금융거래에 대해 국세청에 통보되는 마당에 버젓이 삼성증권계좌를 통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참 한심하고 가엽기까지 하다.
원래 잔머리가 너무 잘돌아 가면 무서운게 없어지고 모든 것이 제손안에 있다는 손오공 증후군이 몰려오는데 삼성이 딱 그짝이다. 아무리 잔재주를 부려도 부처님 손바닥안이라는 것을 끝까지 모르는 사람들이 삼성에 많다는 이야기다.
기술력으로보면 세계 최고의 기업인데 그런 기업에서 비자금을 만드는 어이없는 결정을 한 사람들 때문에 삼성은 3류 기업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삼성이 초일류 기업이 되지 못한 것은 오로지 이학수 부회장의 재무라인이 삼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돈만 알지 기술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보니 창조적 혁신이 이루어질리 없고 자칫 실수라도 하면 가차없이 목이 달아난다는 것을 잘아는 삼성의 천재들이 몸을 사린 결과라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있다.
삼성이 비자금으로 발이 꼬인 사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비자금이야 국고에 환수하면 그만이고 삼성의 경영권이야 그대로 있겠지만 초일류로 도약할 수 있는 삼성이 쌈짓돈 10조때문에 2류 기업 아니 3류 기업으로 남아 있게되면 삼성에 근무하는 사원들에게 돌아갈 성과급과 대한민국이 추가로 창출할 가치가 사라지게 되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논리이다.
삼성의 쌈짓돈 10조는 대한민국에서 엄청난 돈이지만 쌈짓돈 10조를 관리하느라 들인 노력 때문에 삼성의 부가가치 100조가 날아간 것이 더욱 더 국가적 손실이라는 것을 특검이 이번 기회에 충분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본다.
지금도 삼성이 대한민국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비자금 등의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훨씬 뛰어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 삼성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깨닫는 기회가 되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삼성의 천재들이 숨은 이유 쌈짓돈 10조와 무관하지 않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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