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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09 10:24 수정 : 2008.03.09 11:39

국제가격추이.물량 취급 등 난제 많아

정부가 물가대책의 하나로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내리기로 했지만 소비자들이 휘발유 값 인하를 기대만큼 체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추이와 유류 물량 배송 등을 고려하면 정부가 내린 ℓ당 82원(휘발유 기준)의 세금이 곧바로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가격을 내리더라도 국제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하 효과가 얼마 가지 못해 상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국제 석유제품가격 상승세

9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0일 출고분부터 유류세 탄력세율 제도를 시행해 세금 부담분을 줄여주기로 해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자 가격이 각각 ℓ당 82원, 58원씩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 가격을 철저히 감시해 세금 인하분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는 정부의 공언과 달리,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정유사들이 국내 제품가격을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은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 등 원유 가격이 아니라 국제 유류제품 시장가격이다. 또 회사마다 가격정책은 다르지만 국제가격은 1∼3주, 평균 2주 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따라서 3월 둘째 주 국내 휘발유와 경유가격은 같은 기간의 국제 제품가격이 아닌 2월 셋째 주와 넷째 주의 국제가격 흐름을 따르게 된다.


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 시장의 국제 휘발유 가격(옥탄가 92 기준)은 2월 셋째 주 배럴당 106.84 달러로 전주보다 5 달러 이상 올랐고 넷째 주에는 109.57 달러로 2.73 달러 상승했다. 경유(유황 0.05% 기준) 역시 같은 기간 배럴당 116.67달러와 119.88달러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10일 시행되는 탄력세율 제도는 추가 상승을 억제하는 기능은 확실하지만 세금인하에 따른 낙폭을 신속하게 보여주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국제가격이 유류세인하 '약발' 좌우

유류세 인하 조치는 정유사들의 10일 출고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들은 기존 물량이 소진된 다음에나 인하된 가격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올해 초부터 탄력세율이 적용된 등유의 경우 탄력세율 적용 전 ℓ당 1천100원에 근접했던 가격이 정부가 깎아준 세금(ℓ당 115원선)에 가깝게 떨어지기까지 3주 가량 걸렸다.

물론 휘발유와 경유는 등유보다 물량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사정은 좀 다르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일선 주유소들은 10일부터 바로 인하된 가격에 공급받아 팔기 위해 이미 재고관리를 하고 있다"며 "옆 주유소가 싸게 파는 데 기존 물량 때문에 비싼 가격을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도높은 감시를 통해 기름값이 오는 10일부터 세금 인하폭까지 내리더라도 이런 '약발'이 어느 정도까지 갈 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석유업계의 주장대로라면 국내 휘발유.경유 소매가는 국제 제품시장의 동향에 완전히 맡겨져 있는데 3월 셋째 주의 가격에 영향을 줄 3월 첫째 주 국제 가격은 휘발유의 경우 배럴당 107.93달러로 내렸지만 경유는 121.42달러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인하된 가격이 오래가기를 희망하겠지만 상황은 그리 쉽지 않다"며 "석유업계도 첫 인하 이후 국제 석유가격의 오름세로 제품가격이 반등할 경우 여론이 나빠질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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