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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개점한 국내백화점 첫 국외점포인 롯데 백화점 모스크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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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라
롯데그룹 -인도 제과회사 두자릿수 성장
신세계이마트 -중국에 1000개 점포 출점 계획
CJ홈쇼핑 -저장성에도 방송 600만명 시청
GS홈쇼핑 -중국 이어 동남아 진출 눈돌려
아모레퍼시픽 - 미국백화점등 34곳 매장 운영
내수시장 정체로 성장의 한계를 맞은 유통 부문과 소비재 업체들이 국외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단순하게 상품을 수출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등 현지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롯데그룹은 식품, 유통, 호텔 등 주력 사업 부문에서 세계 경영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3월 중국에 식품부문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9월에는 국내 백화점업계 처음으로 국외 점포인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을 열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네덜란드계 중국 대형마트인 ‘마크로’를 인수하며 중국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롯데제과는 베트남 2위 제과업체인 비비카의 지분 30%를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제과가 인도에 세운 롯데인디아는 2004년 매출 230억원에서 지난해 47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해마다 두 자리 수의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쪽은 인도시장 진출이 조기 진입을 통한 선점 효과, 아프리카·중동 수출에 대비한 생산기지화 등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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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백화점 안의 라네즈 매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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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매장 10곳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는 해마다 10개 이상 출점해 2012년까지 50여 곳 이상의 점포를 중국에 열 계획이다. 회사 쪽은 지난해까지 개점한 기존 10개점이 올해 모두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중국의 성장 속도로 볼 때 앞으로 중국에서 국내의 10배 수준인 1000개의 점포 출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상 이마트 대표는 “높은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중국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애초 계획보다 출점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중국 이마트의 빠른 성장은 신세계의 차기 성장동력으로 큰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비전 홈쇼핑업계에선 씨제이홈쇼핑이 일찍부터 국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씨제이홈쇼핑은 상하이의 유력 미디어그룹인 에스엠지(SMG)와 합작해 ‘동방씨제이홈쇼핑’을 설립하고 2004년 4월1일부터 상하이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방송지역을 저장성의 자싱, 항저우, 창슈 등으로 확대해 가시청 가구 수가 2006년 400만명에서 지난해 600만명으로 늘어났다. 2006년 매출 6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 1000여억원, 순이익 30여억원을 기록했다.
지에스홈쇼핑도 2005년 3월 중국 충칭에 현지법인인 ‘충칭지에스쇼핑’을 설립해 낮 방송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낮에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적어 매출이 미미했지만, 2007년 저녁시간대 방송을 시작하면서 연간 매출이 10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에스홈쇼핑은 중국 사업이 안정적 궤도에 오름에 따라 중국 내 다른 지역은 물론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1위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1980년대 말까지 수출 위주의 국외시장 개척에서 1990년 초부터 글로벌 브랜드 전략으로 방향을 바꿔 결실을 거두고 있다. 글로벌 전략의 3대 축인 중국, 프랑스, 미주지역 가운데 중국 시장은 ‘라네즈’로 공략해, 지난해 진출 5년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와 흑자전환을 이뤘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시장에선 현지 생산·판매 향수 ‘롤리타 렘피카’가 탄탄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03년 진출한 미국 시장의 경우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로 고급 백화점 등에 매장 34곳을 운영하고 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SK텔레콤- 모바일 금융 합작사 설립 씨티그룹과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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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배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앞줄 왼쪽)과 창샤오삥 중국 차이나유니콤 회장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국방식(CDMA) 이동통신 사업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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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라.’
에스케이텔레콤(SKT)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 동력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에도 국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국외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도 최근 “그동안 투자한 해외사업에서 과실을 만들어내라”고 주문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국외시장 진출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최근 미국 시티그룹과 손잡고 미국 현지에 ‘모바일 머니 벤처스’란 이름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네타’ 서비스를 통해 쌓은 에스케이텔레콤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 경험과 씨티그룹의 마케팅 능력을 합쳐 세계 모바일 금융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중국 음반업체 티알뮤직 지분 42.2%를 확보해 중국 음악시장에도 진출했다. 티알뮤직을 통해 유망 가수와 작곡가를 발굴하고, 디지털 음원을 활용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개발해 아시아 최대의 음반업체로 부상할 계획이다. 앞서 에스케이텔레콤은 미국과 베트남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해 이미 각각 350만과 18만명의 가입자를 모았고, 중국 차이나유니콤 지분 6.6%를 확보해 중국 이동통신 시장 진출의 길도 텄다.
김신배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은 “앞으로 발굴하는 모든 신규 사업과 서비스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내다보고 검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며 “이와 별도로 중국과 미국 등을 대상으로 모바일 금융과 텔레매틱스 같은 글로벌 컨버전스 사업을 위한 초기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한화 - 미국 경기침체에도 공격적 투자전략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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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시에서 열린 한화 엘앤씨(L&C) 현지 법인 기공식에서 최웅진 대표이사(왼쪽에서 네번째) 등이 첫 삽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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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못해 하는 척, 따르는 척 시늉만 내서는 평생 구멍가게 수준을 면할 수 없다!”
2008년을 글로벌 경영 결실의 ‘원년’으로 삼은 한화의 김승연 회장은 올 초 신년사부터 비상한 각오를 주문했다. 그룹의 모든 신사업과 국외사업도 ‘최소한의 리스크는 감내하겠다’는 각오로 임하자고 강조했다. 투자는 지난해 갑절인 2조5천억원으로 잡고 신입사원도 30% 늘리기로 했다. 미국 경기침체 등 대내외 경영환경 악재를 공격적 전략이라는 ‘역발상’으로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화약·석유화학·유통·금융·레저 등 사업 포트폴리오는 다양하지만, 내수 위주 업종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사실 밑그림은 2011년까지 국외매출 비중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정한 지난해 초 이미 마련됐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국외공략 ‘지도’를 그린 뒤 사업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는데,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한화 엘앤씨(L&C)의 미국 자동차부품회사 아즈델 인수는 ‘내·외부 확장전략’을 접목한 대표적 사례다. 엘앤씨는 국내 자동차부품 제조분야에서 축적한 기량을 바탕으로 중국, 미국 현지법인으로 단계적으로 진출한 뒤 미국 부품소재 회사까지 인수했다. 규모에 연연하기 보다 국외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알짜기업을 찾아내 인수·합병하는 것이 현재 한화그룹 계열사의 주요 전략이다. 대한생명의 베이징 주재사무소 개소, 한화증권의 상하이 사무소 개설 및 해통증권과 업무제휴 등으로 금융부문의 중국시장 진출도 가시화하고 있으며, ㈜한화는 캐나다 우라늄 개발사업 참여로 국외 자원개발 사업에도 뛰어든 상태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금호타이어 -내년 미국공장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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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텐진에 있는 금호타이어 생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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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화를 꾀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이미 중국 3곳, 베트남 1곳 등 국외 4곳에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내년 연말이면 세계 1위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도 생산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국내 생산 수출만으로는 미국·중국 등 거대시장과 급격히 팽창하는 베트남 등 신흥 시장을 잡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글로벌 생산 전략 결과 올해 말이면 국외 생산량이 국내 생산량을 앞지르게 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8개 판매법인, 11개 지사, 4개 사무소 등의 국외 사업장을 갖고 있으며 180여 나라에 연간 13억달러 이상의 타이어를 수출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이런 국외 생산기지의 건설과 수출 확대를 통해 2015년 글로벌 ‘빅5’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10년전부터 중국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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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가 중국 상하이에 연 직영대리점 ‘티-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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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는 1994년 중국 베이징지점을 설립해 국내에서 생산한 타이어를 수출해 팔다가 1998년 저장성 자싱과 장쑤성 화이안 등 2곳에 타이어 공장과 연구소를 세워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아이엠에프(IMF) 사태를 겪으며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에 한계를 느낀 한국타이어는 수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마련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 해결책으로 떠오른 곳이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이었다. 한국타이어의 이런 전략은 적중해 현지 공장 가동 4년만인 2003년 미쉐린, 굿이어 등을 제치고 승용차용 타이어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2007년 중국 매출은 9억1600만달러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가 성공의 열쇠”라며 “앞으로 선호도를 더 높이기 위해 모터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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