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18 19:26
수정 : 2008.03.1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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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의 주식보유액 및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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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파는 성격 달라
증시 외인비중 31%로 ‘뚝’
미국발 신용위기(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지난해부터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고 있는 외국인의 움직임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특히 올해의 외국인 매도세는 지난해에 견줘 규모나 속도 면에선 유사해 보이지만, 그 성격은 크게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 현상은 같다= 18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9개월 내리 국내 주식시장(유가증권시장 기준)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순매도한 규모는 45조9046억원이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비중도 36.2%에서 30.9%로 5.3%포인트 떨어져 6년 8개월내 최저수준이었다. 도보은 금감원 시장팀장은 “국내 증시가 외국인에게 개방된 1991년 이후 규모와 기간 면에서 사상 최고 수준의 순매도세”라고 말했다.
기간을 나눠 따져보면, 순매도세가 처음 시작된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17조7788억원이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는 12조1507억원,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는 15조9751억원이다. 각 기간별 거래일수가 조금씩 차이가 있고 월별 순매도 금액의 변동폭은 크지만, 이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규모와 집중도 면에서 추세적인 일관성을 띠었던 셈이다.
■ 성격이 다르다=외국인의 매도 성격은 각 시기 별로 크게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과 최근 3개월 동안의 외국인 매도 성격은 뚜렷하게 구분된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는 차익실현 성격이 강했으나 최근의 움직임은 미국발 신용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외국 기관 투자자들이 부족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는 시기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부장)은 “주가가 오를 땐 대량 매도해도 (외국인에게) 부담이 없으나, 주가 하락기엔 대량 매도가 제 발등을 찍는 것과 같다”며 “워낙 다급한 상황이어서 일단 주식을 내다팔고 있으나, 오래지 않아 잦아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홍성국 센터장은 “현재 외국인의 움직임은 국제 금융시장 안정성을 가늠하는 지표”라며 “미국발 신용위기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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