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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차타드은행 관계자들이 19일 제일은행 본점에서 제일은행 인수 100일째를 기념해 성공기원 떡설기 행사를 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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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은행 인수한 SCB 최고경영자 데이비
“국가적 협조 필요땐 책임감 갖고 돕겠다” “한국 금융당국의 모든 규제를 불만없이 따를 것이며, 한국에 다시 금융시장 위기가 발생하면 외국계 은행이라고 나몰라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의 머빈 데이비스 최고경영자(사진)는 19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제일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글로벌스탠다드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각 나라의 사정과 관행, 법규는 존중돼야 한다”며 “스탠다드차타드는 150여년의 역사 동안 한번도 진출한 나라의 규정을 어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엘지카드 문제처럼 국가적으로 금융기관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책임감을 가지고 돕는 것은 금융기관의 당연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세청의 일부 외국계 펀드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나오는 의견처럼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외국인 직접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이 나고왈라 제일은행 이사회 의장도 외국인 이사 수 제한 문제에 관해 “규제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현지인을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제일은행은 이에 화답하듯 이날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과 트레이시 클라크 스탠다드차타드그룹 대외협력본부장을 새로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 수를 10명으로 늘렸지만, 국·내외 이사 수는 동수(5 대 5)를 유지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당국에 적극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외국계 자본에 대한 여론의 차가운 시선과 당국과의 냉랭한 분위기를 완화해보려는 ‘제스처’라고 금융계는 해석했다. 이날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제일은행을 인수한 지 100일째 되는 것을 기념해 행사장에 대형 백일떡을 준비한 것도 그 일환이다. 떡 위에는 ‘한국경제의 성장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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