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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26 21:39 수정 : 2008.03.26 21:39

국토부, 막개발 부추기나

“중앙정부 도시계획 결정권, 지방정부로 대폭 넘겨”
규제완화 이유 기반시설부담금제 폐지
계획관리지역 농지 허가권도 넘기기로

국토해양부 등 중앙 정부가 국토의 보전과 균형 발전을 위해 아직은 중앙 정부에 있어야 할 권한을 잇따라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려 해 우려를 낳고 있다. 그동안 지자체들은 여러 권한을 위임받고도 제대로 행사하지 않는 등 막개발을 부추기거나 방관해왔다는 점에서,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토부는 “28일부터 건축물 신·증축 때 중앙정부가 물리는 기반시설부담금제(부담금제)가 폐지되며, 대신 오는 9월부터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정하는 기반시설부담구역제(부담구역제)가 시행된다”고 26일 밝혔다. 이로써 부담금제는 시행된 지 채 2년도 안돼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과거의 ‘부담구역제’가 부활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 지자체들은 업체나 토지 소유주 등의 반대로 부담구역을 지정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부담금제가 도입됐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기업이나 택지개발 주체에 부담을 주게 될 부담구역제를 지자체장한테 맡기는 것은 부담구역제를 폐지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는 상대적으로 가치 지향적이어서 국토의 균형발전에 비중을 두나 지방 정부는 서로 경쟁하면서 당장의 개발에만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이밖에 2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특별·광역시에 대한 도시기본계획 결정권을 중앙 정부에서 특별·광역시로 넘기고, 광역 자치단체(특별·광역시 제외)가 갖고 있던 도시관리계획 결정권은 인구 50만명 이상 시의 경우 시장한테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도시정책과의 한 사무관은 “지자체는 물론 업계도 ‘절차 간소화’ 등을 이유로 꾸준히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최근 계획관리지역의 농지·산지를 공업용지나 택지로 전용하는 것에 대한 허가권을 면적에 상관없이 모두 지자체로 넘기기로 했다.


중앙→지자체, 광역→기초로 권한 바뀌는 도시계획·토지이용 규제
이에 대해 국토연구원의 채미옥 토지주택실장은 “준농림지역 부실 운영, 관리지역 세분화 지연 등 최근 경험 등으로 볼 때 아직은 지자체한테 도시계획이나 토지이용에 관한 권한을 넘기는 게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준농림지역은 과거 업계와 지자체의 요구로 ‘개발해도 되는 농지’라는 개념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막개발 논란 끝에 폐지됐다. 대신 2003년에 중앙 정부가 ‘관리지역’을 만들었지만 이 또한 비슷한 양상이다. 중앙 정부는 당시 지자체에 관리지역을 생산·보전·계획 3종류로 2007년까지 세분화하도록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로 규정했다. 하지만 아직도 대상 기초 자치단체 146곳 가운데 16곳만 세분화를 끝냈다. 세분화를 마친 곳도 ‘개발 가능’한 용도인 ‘계획관리’ 지역이 전체의 50%대로 지나치게 많다. 국토부 도시정책과 공무원은 “땅값과 직결돼 있는 등 민원이 거세 단체장들이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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