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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27 19:33 수정 : 2008.03.28 00:26

요동치는 외환시장 갈피못잡는 딜러들

“당국 개입, 환율 변동폭 되레 키워”
“환율 쓰나미에 기업 피눈물 흘려”

정책 당국의 혼선으로 야기된 외환시장의 혼란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5원 안팎이었던 하루 변동폭이 10~30원까지 확대되면서 기업과 은행 등 시장 참가자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

27일 외환시장에서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무책임한 발언을 성토하는 시장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특히 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고자 달러 약세라는 큰 흐름에 맞지 않는 부적절하고 노골적인 시장 개입을 한 것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3원이나 움직이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 급변하는 시장=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 외환당국 책임자들의 엇갈린 발언으로 며칠째 방향을 찾지 못하고 혼란에 빠져 있다. 안상훈 우리은행 외환딜링팀장은 “변수가 너무 많은데다 변동폭이 커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무조건 중립으로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시장이 펀더멘털이 아닌 정책 담당자들의 말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 갈피를 잡기 힘들다”며 “환율 변동폭이 커지면서 채권시장의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다. 너무 중심이 없다”고 말했다.

정책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과장은 “정책당국자들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줘야 하는데 당국이 개입해서 오히려 변동성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외환시장을 관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좁은 범위에서 너무 많은 개입을 하려는 것 같다. 시그널을 주고 한동안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개입하니 혼란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속수무책인데 투기세력들만 재미”
“시장이 펀더멘털 아닌 이말 저말 따라 움직여”

■ 시장개입 논란=외환당국이 26일 마감 직전 대규모 매수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불만은 커질대로 커진 상태다. 장 막판에 976.2원이었던 환율이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986.6원으로 10원 이상 급등한 채 마감됐다. 특히 이날은 환율 변동이 거의 없었는데도 당국이 대규모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무리한 개입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이탁구 케이비(KB)선물 애널리스트는 27일 시황 보고서에서 “(외환당국이) 일주일 만에 달러당 약 40~50원 수익을 거뒀으니 ‘대박 났다’는 표현이 제격일 듯하다”며 “당국의 ‘시세조정 행위’로 대다수 시장 참가자들의 주머니가 털린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진우 엔에이치(NH)투자선물 조사기획부장도 일일 보고서에서 “환율이 100~200원 움직인 것도 아닌데 해외토픽감 개입이 단행됐다”며 “기업들이 환율 쓰나미에 피눈물을 흘리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 실수요자 속수무책=환율 변동폭이 커지면서 머니게임을 벌이는 투기세력들은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인 기업과 개인들은 환전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우리은행 나득수 외환시장 운영부장은 “환율이 1030원까지 갔을 때 성급하게 달러 매수에 나선 중소기업도 있을 것”이라며 “환헤지 능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모든 개인과 중소기업들이 다 환리스크 헤지에 매달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자금담당 팀장은 “환율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헤지한 사람들이 손실을 줄일 기회를 줘야 한다. 정부가 위로 올라가는 것을 방관하다가 밑으로 내려가는 시점에서 틀어막아버리니까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김진철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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